(키예프 AP·AFP·신화·이타르-타스 =연합뉴스) 레오니드 쿠츠마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9일 대선 재선거를 제안, 선거 부정 시비를 둘러싼 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접어들고 있다.
재선거는 대선 패배 발표에 불복,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빅토르유시첸코 야당 후보도 요구한 것이어서 지난 21일 대선 이후 계속되는 정국 불안을해소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야당 지지자들의 반정부 시위가 8일째 계속되고 있고 빅토르 야누코비치총리를 지지하는 친(親) 여당 세력도 맞불 시위를 그치지 않고 있어 혼란은 당분간지속될 전망이다.
◇ 재선거 제안..새 국면 = 쿠츠마 대통령은 이날 "우리가 진정으로 평화와 화합을 지키기 원한다면, 또 민주국가를 건설하길 바란다면, 새로운 선거를 치르도록하자"며 재투표 실시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는 합법적 대통령을 필요로 하며 위기는 의회 지지를 받는헌법적 합의를 통해 해소될 수 있다"고 말해 현행 법체계 아래서 타협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움을 시인했다.
쿠츠마 대통령은 이어 수만 명의 시위대가 키예프 시내 정부 청사를 수일간 봉쇄하고 동부 지역이 분리 독립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재선거가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후보인 야누코비치 총리도 쿠츠마 대통령의 재선거 실시안에 동의했다고사태 중재차 키예프를 방문중인 조제프 올렉시 폴란드 의회 의장이 이날 우크라이나언론과 회견에서 전했다.
올렉시 의장은 또 유시첸코 후보도 ▲완전한 재선거 실시 ▲결선투표 재검표 ▲부정이 이뤄진 투표구에서만의 제한적 재검표 등 선거 부정을 바로잡기 위한 몇가지대안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쿠츠마 대통령이 완전한 재선거 실시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재선거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 계속되는 반(反)정부 시위..혼란 지속 = 유시첸코 후보는 이날 8일째 키예프독립 광장에 모여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수만 명의 시위대에게 당분간 시위를지속할 것을 호소했다.
그는 "향후 수일 안에 가부 간에 결판이 날 것"이라며 "살을 에는 추위에도 불구, 당분간 반정부 시위를 지속하자"고 제안했다.
유시첸코 후보는 또 "법원은 조만간 (대선 결과 무효화를 위한) 판결을 내놓을것"이라며 "의회도 30일 야누코비치 총리 내각 해체를 위한 불신임안을 처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쿠츠마 대통령도 앞서 "시위가 수일간 더 지속되면 국가 재정이 마비될 상황"이라고 말해 대선 부정 시비를 둘러싼 혼란으로 국가 운영에 큰 지장이 초래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 분열 조짐 보이는 여권 = 야당측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야누코비치총리의 핵심 측근인 셰리 티히르코가 선거대책본부장과 중앙은행 총재직을 사임하는등 여권 내부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대선에서 합법적으로 승리했음을 강조해온 야누코비치 총리도 이날 치안상황 악화를 이유로 가족들을 키예프 밖으로 대피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는 이날 쿠츠마 대통령 및 지방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치안 상황이 좋지않아 가족들을 대피시켰다"면서 "그러나 나는 끝까지 키예프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야누코비치 총리는 또 야당의 사퇴 요구에 언급, "최근 대선을 불법으로 간주할어떤 합법적 근거도 없다"면서 "나는 결코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 국제사회 중재 노력 계속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콜린파월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조율했다고 관리들이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파월 장관과 전화에서 "갈등을 우크라이나 헌법과 법률에 따라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모든 우크라이나 정파가 자제심과 책임감을 보여주는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쿠츠마 대통령도 이날 파월 장관은 물론 얀 페터 발케넨데 네덜란드 총리 등과전화를 통해 사태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파월 장관은 특히 모든 우크라이나 정파가 폭력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국제 사회는 민주적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 것을 호소했다고 미국무부가 전했다.
(사진)=우크라이나 야당 지도자 유시첸코의 지지자(오른쪽)와 야누코비치 총리의 지지자(왼쪽)가 29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대법원 앞에서 벌어진 양측의 시위 중 설전을 벌이고 있다.(로이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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