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재래시장 상인 "대형할인매장 안돼!"

입력 2004-11-30 12:02:37

경북지역 재래시장 상인들이 대형 유통매장 건립에 반발하고 나섰다.포항남부시장 등 10여개소의 재래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대형 유통매장 건축 반대 범시민 대책위원회(위원장 김인엽)'는 29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포항시 상도동 포항 시외버스터미널 옆 부지에 추진 중인 지하 4층, 지상 7층 규모의 대형 할인업체의 복합상가 건립 반대에 나섰다.

대책위는 이날 "포항에는 최근 5년 사이 메가마트를 시작으로 D마켓, LG슈퍼, 월마트 등 10여개의 대형 할인 유통업체들이 개점, 주변 2천여 점포의 영세상인들이 폐업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곳에 대형 할인업체가 들어서면 주변의 재래시장 등 포항지역의 영세 상인들 대부분이 폐업위기에 놓인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또 이 부지는 당초 도시계획 상 고속버스터미널로 예정됐으나 4년 전 포항시가 상업지구로 용도를 변경하는 등 특혜 시비가 빚어졌던 부지라면서 용도변경 과정의 내용공개를 촉구했다. 이 건물은 최근 경북도로부터 조건부 교통영향평가를 승인받음에 따라 포항시에 건축계획 심의를 신청했다.

이와 함께 안동을 비롯한 경북 북부지역 상권을 겨냥한 신세계 E마트 안동점이 최근 문을 열면서 재래시장 중심의 지역 상인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신시장과 구시장 등 지역 상가번영회 회원들은 최근 안동상공회의소와 안동시의회, 안동농협 등지를 찾아 지역경제살리기 시민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조만간 지역 관련 단체를 모아 지역 상권보호 운동 협의체를 결성키로 했다.

시장 번영회 회원들은 "대형 유통업체로 인해 전통 재래시장의 존립 자체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면서 "일부 지역 유력 인사들이 친·인척 등을 유통업체에 입주시키는 등 지역상권을 팔아넘기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안동 경제살리기협의회 김윤한(47) 추진위원장은 "침체된 지역경기에다 느닷없는 대형 유통업체의 개점으로 지역 재래시장이 빈사상태"라며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생존권 보호차원에서 강력한 상권보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안동·권동순기자 pino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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