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온 우리의 전통음식 두부. 누구나 즐겨먹는 두부의 과학적인 원리는 용해와 응고이다. 흔히 두부의 제조 과정을 과학 실험에 많이 활용하는데, 혼합물의 분리에 대한 이해를 도울 때 필요하다. 체험팀은 경북 성주군 창천리에 있는 창천식품의 권중호씨와 함께 두부 제작과정을 체험했다.
◇두부는 언제 만들었을까
창천식품에 들어가면서 혹시나 싶어 아이들에게 두부를 무엇으로 만드는지 물어보았다. 한 아이가 뜻밖의 대답을 했다. "밀가루요!" 권중호씨가 껄껄 웃으며 설명했다.
"두부는 약 2천년전에 한나라의 류안이라는 사람이 회남왕으로 있을 때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그 분은 도 닦는 것을 아주 좋아해서 그와 같이 수련을 하던 승려들이 영양가 높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던 끝에 두부를 만들어 류안에게 대접했고, 그 맛을 본 류안이 대량 제조 명령을 내려 두부가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두부의 역사가 2천년이 되었다는 얘기에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두부를 쳐다봤다. 그럼 우리나라엔 언제 들어왔을까? "고려말로 추정되는데 이색이란 분의 목은집에 '나물국 오래 먹어 맛을 못 느껴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우어 준다'고 기록이 돼 있는 걸로 봐서 그 때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두부의 역사를 듣고 난 아이들은 제조 공정에 궁금증을 보이기 시작했다.
◇두부는 어떻게 만들까
50~60여 평 남짓한 공장안엔 이 회사가 직접 개발했다는 자동화 기계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공장 입구에서 한 직원이 노란 콩물을 젓는 모습이 보였다. "두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콩을 물에 담가 불려야 하는데 여름엔 8시간, 겨울엔 12시간 정도 담가 둡니다. 계절마다 시간 차이가 나는 건 온도가 차이 나기 때문입니다. 불린 콩을 옛날엔 맷돌로 갈았지만 요즘엔 기계로 간 다음 여과기를 거쳐 콩과 비지로 만들어 냅니다."
커다란 여과기의 한쪽엔 물이, 반대쪽엔 콩 껍질인 비지가 분리되는 모습이 신기했다. 비지를 한줌씩 받은 아이들은 금세 주물럭거려 비지로 눈사람도 만들고 인형을 만들기도 했다.
권씨는 콩물을 끓임 솥에 125도로 5분간 끓여 두부가 되기에 알맞은 조건을 갖춘 다음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간수를 넣는다고 했다. 간수는 흔히 천일염(소금)이 공기와 만나 녹으면서 생기는 액체를 말하는데, 요즘엔 식품첨가물로 인정받은 염화마그네슘, 황산칼슘과 함께 독일제품인 GDL을 많이 이용한다고 했다. 맛있는 두부를 만들려면 콩과 물이 좋아야 하고 또 어떤 간수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고도 했다.
천연간수에 해당하는 염화마그네슘은 일반적으로 '니가리'라고도 부르는데 보통 맛두부를 만드는데 이용하지만 작업시간이 느리고 첨가량이 정확해야 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엔 적합치가 않다. 이에 비해 황산칼슘은 판두부 제조에 널리 사용하는데 반응 속도가 마그네슘에 비해 느리기 때문에 부피가 큰 두부에 많이 사용된다. 또 GDL은 글루콘산이라는 산의 분해에 의해 단백질을 응고시키기 때문에 일반적인 판두부 보다 부드러운 두부를 만드는데 좋다고 했다.
간수를 넣은 뒤 5분이 지나면 엉김현상이 생기는데, 이를 판에 넣어 압착하면 판두부가 되고 그냥 두면 순두부가 된다는 얘기에 아이들은 무척 흥미로워했다.
만들어진 두부를 하나씩 포장까지 해 본 아이들이 두부를 시식하는 시간. 권씨가 두개의 접시에 두부를 한 모씩 담아왔다. 아이들은 두 모 중에 유독 한 모만 먹고 있었다. "맛이 달라요. 이건 맛이 부드럽고요, 이건 아무런 맛도 없고 조금 딱딱해요." 권씨는 "부드러운 두부가 우리 회사의 50년 노하우"라고 은근슬쩍 자랑했다.
김경호(아이눈 체험교육문화원장)
사진-체험에 참가한 학생들이 창천식품 권중호씨와 함께 두부 포장작업을 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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