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심한! 국회 예결委

입력 2004-11-29 12:07:18

행실이 아무리 개차반 같아도 제 식솔 호구지책이 있으면 그나마 가장(家長) 대접은 받는다. 지금 한국의 국회라는 집단은 이런 기본적인 대접도 못 받을 처지다. 밥풀'호자(字) 호구(糊口), '입에 풀칠하는' 기본적인 업무마저 내팽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예산안 법정 통과 시한이 사흘 앞에 와 있지만 또 물 건너갔다.

심각한 문제는 예산 심의가 졸속'엉터리가 되는데 있다. 정부 각부처의 철밥통들은 아직 국무회의 결정도 안난 사업, 관련법안이 통과되지도 않은 '김칫국 예산'등등의 뻥튀기 예산을 눈 딱 감고 국회에 디밀어 놓았다. 바둑도 초 읽기에 몰리면 필유악수(必有惡手)인데, 하물며 '국가 경제 계산서'를 읽을 틈이 없으면 경솔한 정책'돈 낭비는 막을 길이 없는 것이다.

이 뻥튀기 예산엔 국회의원들의 '지역 논리'와 행정부의 부처 이기주의 등 온갖 정치 논리가 개입돼 있다. 그 결과 지금 대충 봐도, 상임위를 거치면서 3조3천억원이 불어났다. '근육질'이라는 적정 예산에 붙은 이 엄청난 '기름덩어리'들을 일일이 찾아내서 빼내는데 귀신인들 남은 사흘로 되겠는가.

현재 2005년도 예산 규모는 일반회계로는 131조 5천억원, 통합재정 기준으론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어선 208조원이다. 재정적자 규모만도 무려 8조2천억원이라고 한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2003년 결산보고서에서 밝혀낸 바, 작년에 '따놓고 보자' 식으로 따놨다가 쓰지도 못하고 올해로 넘긴 예산만도 4조원이 넘는다고 했으니 예'결산 심사만 철저히 하면 8조원의 재정적자는 자동 해결된다는 얘기 아닌가.

이치가 이러한데도 여와 야는 결산소위 위원장 자리 싸움으로 예결위 시동조차 못 걸고 있다니 참으로 한심하고, '아더메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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