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씨 경주대 태권도학과 명예학장 취임

입력 2004-11-29 12:24:53

"고국 학생들, 특히 태권도의 뿌리가 서린 경주지역 학생들에게 태권도 철학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철학 있는 태권도인을 양성하겠습니다."

30일 경주대 태권도대 명예학장과 경주시 홍보대사 취임을 앞둔 미국 태권도계 대부 이준구(73·미국명 준 리)씨는 "태권도를 세계인의 스포츠로 더욱 확실하게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는 한국태권도계가 우수한 경기인을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망생들에게 종주국 출신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정신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수한 경기인은 운동만 잘하면 되지만 종주국 출신은 선조들이 태권도에 담았던 지·덕·체를 겸비해 경기인임과 동시에 지도자, 경기철학자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취임식 직후 예정된 특강 주제도 '건강과 행복의 원리'로 정했다"면서 "진실하면 마음이 행복해지고 마음이 행복해지면 육체의 건강과 삶의 행복이 저절로 찾아 온다"는 평소 지론을 강조할 계획이다.

그는 미국에서 태권도 붐을 일으키고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은 자신의 철학과 진실한 지도상을 현지인들이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경주대도 이 같은 이씨의 운동철학을 높이 평가해 그를 영입했는데, 이효진 경주대 기획과장은 "평소 세계 태권도 발전에 기여한 이 사범의 가르침을 학생들에게 전하고 태권도의 학문적 발전에 보탬이 되기 위해 명예학장 추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주시도 천년고도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이씨를 홍보대사로 이날 추대키로 했다. 경주시는 "태권도공원 경주유치가 임박한 시점에서 태권도계의 세계적 명사인 이 사범 같은 분이 경주홍보에 나서 준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화답하듯 이 사범은 "세계 각지를 돌며 경주의 문화유산과 역사도시라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홍보대사 취임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씨는 300여명의 상·하원 의원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레이건과 조지 부시 전 대통령때 대통령 체육·교육 특별고문과 아·태 정책자문으로 활동하는 등 지난 2000년 미국 정부가 발표한 '미국 이민자 가운데 가장 성공한 200명'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됐다.

경주·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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