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문명비평가인 기 소르망이 몇 년 전 우리나라에 와서 '한국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화적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 경제의 최대 약점은 이미지가 없다는 지적이며, 미국 독일 일본 등과 같이 강력한 이미지 만들기가 요구되고 있다는 진단이었던 셈이다. 사실 이제 세계시장에서는 제품의 품질과 가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그 나라의 독특한 문화를 드러내는 강력한 이미지와 차별화된 전략이 더욱 중시되는 분위기다.
◎…몇 년 사이 한류 붐이 아시아 전역에서 나타나고, 그 경제적인 효과에도 기대가 커지고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일본 붐을 계기로 우리 영상물의 해외 판매에 보다 체계적인 전략을 세울 필요성도 높아졌다. 지금부터라도 실속 있고 적극적인 전략을 짜지 않으면 공들여 만들고 장사해서 남 좋은 일을 하는 결과를 부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3차원 애니메이션 '천마의 꿈-화랑영웅 기파랑전'이 해외시장 수출 길이 열려 화제다. 이 엑스포 조직위는 어제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세계적 영화배급사인 시맥스&아이웍스와 계약금 8만 달러(약 1억원)에 앞으로의 순수익금 50%를 러닝개런티로 받기로 계약을 맺었다. 조직위는 향후 5년 동안 50억원 정도의 수익을 점치는 모양이다.
◎…지난해 행사의 주제 영상으로 제작된 '기파랑전'은 신라를 침범한 악의 세력이 만파식적을 빼앗자 화랑 기파랑과 선화 낭자가 이들을 무찌르고 되찾는다는 게 그 내용이다. 특히 신라인들의 모습과 불국사'황룡사 등 서라벌 전경을 재현해 동양적 신비를 세밀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 이후 미국에서 열린 '세계 테마파크 산업박람회' 출품을 계기로 해외 첫 진출 길이 트인 셈이다.
◎…'기파랑전' 수출은 우리나라 최초의 3D 풀 애니메이션을 해외에 배급하는 첫 사례다. 우리가 이제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고, 우리 문화를 지구촌에 알리는 호기가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은 아직 갈 길이 멀고, 일본 미국 등 넘어야 할 산들도 적지 않다. 치밀하고 개성적인 소재 선택과 마케팅, 인재 발굴과 해외 홍보, 보다 적극적인 지원 등이 관건이리라.
이태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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