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탁회의'…일단은 '원만'

입력 2004-11-25 11:13:27

정부여당의 원탁회의 제안과 한나라당의 수락 이후 하루 만에 원탁회의가 열리는 등 여야가 대화정국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게다가 24일 원탁회의 후 하루 만에 또다시 대화를 재개하는 등 한번 만나기 시작하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그러나 만나면 만날수록 산적한 현안에 대한 여야 간의 이견이 뚜렷해지는 모양새여서 대화정국이 어느 정도 지속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25일 국회에서 재개된 여야의 '민생경제 원탁회의'는 전날과는 다소 뉘앙스가 달랐다. 우선은 의제 자체가 점차 까다로워졌다. 전날 오프닝 멘트 등을 통해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당장 회의 테이블에 민주당과 민노당, 자민련 등 야3당과 같이할 것이냐부터 논의에 들어갔다. 전날 야3당이 원탁회의에 배제된 것을 두고 불만을 토로했기 때문에 양당 모두 부담이다.

신용카드대란과 관련한 국정조사 여부와 수도이전 무산에 따라 구성되는 특위위원장을 누가 맡느냐 등에 대한 논의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카드대란에 대한 국정조사 여부는 일단 여야가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태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한 이견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특위위원장을 어느 당에서 맡느냐는 부분도 쉽사리 결론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일단 여야 양당이 전날 회의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가자는 데 합의를 한 상태기 때문에 진통을 겪더라도 대화의 지속은 가능해 보인다. 전날 회의에서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오늘 이 자리가 17대 국회 역사에 있어서 꼭 기억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는 기대감을 표시했고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이 자리를 계기로 합의가 쉬운 것부터 풀어가자"고 화답했다. 양당은 또 이번 회의를 민생·경제법안을 우선 처리하는 장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문제는 여야가 아직 이견을 보이는 공정거래법 등 몇몇 민생·경제법안을 어떤 식으로 합의하느냐다.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민생경제 법안은 패키지로 묶어 처리하는 방법이 있지만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경우 저지키로 한 18개 법안에 대해 합의가 안 되면 법안처리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당 정책위 관계자도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법안은 연내에 처리해야 정책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비슷한 범주의 법안들을 패키지로 묶어 야당과 협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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