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첨병이라는 광고에는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충동하는 요소와 함께 시대상도 담겨 있기 마련이다.
'광고 천재'로 불리는 데이비드 오길비가 '무엇을 말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보일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역설했듯 무엇보다 광고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붙잡아야 하고, 그러려면 사람들의 공감부터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고는 그 사회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요즘 가장 주목을 받는 광고 중 하나가 어느 보험회사 광고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탤런트 김희애씨가 어깨가 축 처진 남편의 손을 잡고 일본 만화영화 '들장미 소녀 캔디'의 주제가를 부른다.
팍팍한 세상살이에 지친 남편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메시지를 담은 이 광고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고, 올해 광고대상으로 뽑히기도 했다.
경제가 불황일수록 가족사랑을 강조하거나 가장(家長)을 격려하는 광고들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광고계의 오랜 트렌드다.
한 카드회사는 탤런트 송혜교씨와 함께 아이들을 모델로 등장시켰다.
광고에서 아들딸은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고 노래를 부르며 아빠를 응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2,3년 전에 이 카드사의 광고 메시지는 "부자되세요"였다.
부자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광고가 어느새 아빠 격려로 바뀌었다.
짙은 불황의 그늘과 함께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다는 진리를 이 광고는 새삼스럽게 확인시켜 준다.
외환위기 직후에도 "···모두들 어렵다 어렵다 하는 세상이지만 당신 곁에 당신을 진심으로 믿고 사랑하는 저와 아이들이 있잖아요"와 같은 가족애를 기반으로 한 아버지 위로 광고들이 주류를 이뤘었다
광고가 가장들을 위로하고 나설 정도로 이 시대 가장들 삶은 힘겹기만 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가계의 최종 소비지출 총액은 251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줄었다
식료품 및 음료 구입 비용부터 의류와 신발 구입비, 오락·문화비, 교통비, 심지어 교육비까지 감소했다.
가장의 수입이 신통찮다보니 집집마다 허리띠를 졸라맨 탓이다.
반면에 주류와 담배 구입 비용은 되레 증가, 가장들이 불황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술과 담배로 푸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나라에 사는 가장들은 나라 경제가 좋지 않아, 또는 직장 사정이 어려워져 입은 상처를 언제까지 술과 담배, 그리고 가족의 사랑으로 달래야 하나. 이대현기자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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