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 인사문제로 떠들썩

입력 2004-11-23 13:08:20

중구청이 승진 문제를 둘러싸고 시끄럽다.

중구의회 제130회 임시회 마지막 날인 22일. 구의원 9명 중 5명이 돌아가며 5분 발언을 통해 중구청 인사에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의원들은 "지난 17일 인사위원회에서 정재원 중구청장이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해 상식을 무시한 인사를 했고, 다면평가에도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며 "아울러 구청장 업무추진비 내역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논란은 4급 승진대상인 과장급 4명 중 1명이 승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정년을 3년 앞둔 김모, 신모 과장을 제치고 퇴임을 8년 남겨둔 박모 과장이 국장으로 승진했기 때문.

한기열 중구의회 의장은 "구청장은 다면평가와 근무성적평점을 합산해 1위를 한 직원을 승진시켰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직원 투표로 결정되는 다면평가는 구청장 입김이 작용할 소지가 많다"며 "어차피 실장 및 계장급 직원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구청장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의장은 또 "정년이 얼마 남지않은 과장급들도 고려해줘야 할 것"이라며 "원칙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불만 있는 직원이 소수일지라도 그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구청장은 "인사철에 한두번은 모르지만 구의원들이 10여 차례나 구청장에게 인사관련 청탁을 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법적으로 인사권은 구청장의 고유 권한이고, 이번 인사는 원칙을 지킨 인사이므로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모 과장이 이번 인사에 불만을 품고 부구청장실 문을 발로 차고 총무국장에게 욕설을 한 데 대해 일단 조직의 화합을 위해 징계를 하기보다는 당분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업무 추진비 공개요구와 관련해 그는 "준비되는 대로 공개할 것을 이미 약속했다"고 답했다.

구청의 한 직원은 "연공서열을 따져 승진을 시켜야 한다는 논리는 말도 안된다"며 "구의원들이 자신들과 가까운 직원의 승진누락을 놓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중구청은 구청장의 연간 업무추진비는 1억2천800만원이지만 구청장 개인이 일년간 쓸 수 있는 금액은 3천600만원 정도라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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