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문화산업의 의미

입력 2004-11-22 13:31:20

'욘사마 신드롬'이 거세다.

일본에서 올해의 유행어 1위를 기록하고, 욘사마 주간 동안 도쿄~서울간 항공편이 완전매진 되었으며, 겨울연가 촬영지 춘천에는 일본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보고서에는 이미 욘사마 열풍으로 220억원의 국가홍보효과와 천억 원 이상의 추가관광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이런 것을 우리는 문화산업이라고 부른다.

배우 한 명이 창출하는 경제효과가 웬만한 중소기업 1년 매출액을 훨씬 능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화산업이 가지는 그런 특성은 만화 ,애니메이션 분야와 접목 될 때 훨씬 더 큰 폭발력을 일으킨다.

월트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는 78살이 된 지금도 태어날 때 그 모습 그대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영화, 출판, 음반, TV, 케이블, 테마공원, 스포츠 등 12개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을 가지고 있고, 연간 16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슈퍼 캐릭터이면서 영원히 죽지 않고 천년 만년 살아갈지 모른다.

요즘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굴뚝도 없고, 인종차별도 없고, 사상과 국경의 제한도 없는 문화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무슨 축제나 지원기관 건립, 컴퓨터 장비도입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에만 치중 할 뿐, 창작자를 육성하거나 창작품을 유통시킬 방법에 대한 대책은 소홀하다.

문화산업은 일차적으로 문화를 생산하는 창작자와 그들의 작품을 유통할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창한 시설과 최신 장비 덕분에 미키 마우스나 토토로, 아톰, 짱구, 피카추, 마시마로, 둘리 같은 캐릭터가 태어난 것은 아니다.

그들은 창작자의 고뇌 끝에 태어나 점차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거대한 산업적 스펙트럼을 형성해 나간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대구에는 만화잡지 한 권 발행되지 않고, 애니메이션 회사 하나 없고, 지역방송에는 1분 짜리 애니메이션 한 편 방영되지 않는 문화의 불모지다.

이런 곳에서 문화산업을 논한다는 사실이 우습게도 느껴진다.

대구에서도 빨리 창작할 공간이 많이 생겨 그 창작자의 캐릭터 덕에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재웅 협성 애니메이션아트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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