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적용 수능 표준점수제 '우왕좌왕'

입력 2004-11-22 13:31:20

대입수능 표준점수제 첫 적용에 따른 입시불안감이 계속 커져 수험생·일선고교·입시기관 모두 우왕좌왕하고 있다.

일선 고교는 내달 수능성적 발표시까지 대입지원상담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고 입시기관들은 예년처럼 대학지원배치기준표를 만들어 배포하고는 있지만 스스로 기준표의 신뢰성을 부인하는 지경이다.

따라서 수험생과 학부모들 제각각 나도는 배치기준표를 쥐고 입시설명회에 몰려 다니며 불안감을 달래고 있다.

지난해 경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시험 직후 가채점 결과를 발표, 수험생들은 이를 근거로 만들어진 입시기관들의 배치기준표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고 지원 대학을 모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평가원도 원점수 가채점 결과가 아예 무의미하다며 발표하지 않은데다 다음달 14일 수능 성적이 발표될 때까지 영역별 표준점수조차 알 수 없어 수험생들이 가채점한 원점수 외에는 근거 자료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입시기관들이 내놓는 배치기준표도 가채점 일부 집계 결과를 근거로 지난 6·9월 모의평가 등과 비교해 제작됐으나 입시기관 스스로 "과신하지 말고 참고자료로만 삼아 달라"고 당부할 정도다.

윤일현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은 "수능 점수에 의한 대학 서열화가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에 필요악인줄 알면서도 배치기준표를 내놓지 않을 수 없다"며 "논술과 면접에 대비하고 지원 대학 입시 요강을 분석하는 최소한의 기준으로 활용할 수는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고교 단위의 진학지도가 한계에 부딪히자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각종 입시설명회장을 찾아다니거나 사설학원을 전전하며 개별 입시 상담을 하는 등 답답함을 해소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수능 직후 잇따르는 입시설명회에 매번 5천~1만명의 수험생과 학부모가 몰리고 있으며, 이번 주 중 입시설명회가 시작되는 지역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학원 관계자는 "지난 주말 이후 매일 수십 통의 문의 전화가 쏟아지고 상담하러 찾아오는 수험생도 밀려들어 잠시도 자리를 비우기 힘들다"며 "원서 접수 때까지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은 불가피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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