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전문대 여자축구대표 산실

입력 2004-11-20 10:59:43

백종철 감독 국제대회 첫 승리 낚아

영진전문대(학장 최달곤)가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의 산실이 되고 있다.

한국이 아쉽게 8강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태국에서 열리고 있는 2004세계청소년(19세 이하)축구선수권대회에서 영진전문대는 4명이 출전, 청소년대표팀의 주축을 이루며 세계를 향해 이름을 날렸다.

백종철 감독이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아 지휘했고 박미정(2년), 박희정, 이장미(이상 1년) 등 3명의 선수들은 '베스트 11'로 전경기에 출장했다.

반면 지난해 여자월드컵축구대회와 중국 아시아청소년대회에서 주전으로 맹활약했던 골키퍼 김정미는 나이 제한에 걸려 출전하지 못했다.

백 감독은 지난 6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우승을 일궈내 능력을 인정받았다.

앞서 그는 1999년 영진전문대의 창단 감독으로 여자 축구에 몸담은 후 2년제 대학이란 핸디캡에도 지난 5년 동안 퀸스컵 3연패 등 전국대회 7회 우승으로 팀을 전국 최강으로 이끄는 등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에서 백 감독은 다소의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한국을 8강에 올려놓지는 못했지만 러시아를 상대로 세계대회에서 첫승을 거두고 유럽청소년선수권 대회 우승팀인 스페인과 대등한 경기를 벌이는 정상급 지도능력을 보였다.

또한 대한축구협회는 백 감독에게 여자 대표팀의 전담 감독직을 제의할 정도로 그를 신임하고 있어 백 감독은 앞으로도 한국 여자 축구를 이끌 전망이다.

백 감독은 이번 대회에 대해 "어떤 부분에서는 상대를 과소 평가하는 실수를 범했지만 이룬 것도 많다"며 "여자 축구 선진국들이 체력과 스피드를 앞세운 남자 축구를 구사하고 있는데 우리는 축구의 토양과 문화가 다른 만큼 패스, 트래핑, 타이밍 등을 열심히 훈련시켜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수비수인 박미정은 이번 대회에서 주장을 맡아 팀 분위기를 주도했다.

러시아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는 "이대로 물러날 수 없다"며 앞장서서 선수들에게 투혼을 불어넣었다.

공격형 미드필더 이장미와 스트라이커 박희정은 나란히 골을 기록했다.

한국이 넣은 3골 중 2골을 이들이 터뜨린 것. 이장미는 스피드와 개인기로 상대 진영을 돌파, 골 기회를 만들거나 위력적인 슛을 날려 주목받았다

여자축구계에서 영진전문대 전성시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표선수 가운데 고교 졸업반인 박은정(공격수)·이진화(수비수·이상 예성여고), 정미정(미드필더·한일전산여고), 방아랑(미드필더·장호원고) 등 4명이 영진전문대에 진학하기로 예정됐기 때문. 또 차세대 여자국가대표의 주역이 될 멀티플레이어 박은선(위례정산고)의 경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영진전문대에 입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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