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경 체육대회

입력 2004-11-19 17:03:14

지하철 파업, 쓰레기 매립장 사태, 전공노 총파업 등 유난히 분쟁이 많았던 올해, 그 현장에는 어김없이 전'의경들이 있었다. 시위현장에서는 성난 시민들의 방패막이가 되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5kg이나 되는 진압복을 걸친채 뙤약볕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18일 대구월드컵경기장 보조 경기장. "최강, 천둥'''". 우렁찬 함성이 운동장 밖까지 흘러 넘쳤다. 대구지역 전'의경 1천500여명은 오랜 만에 무거운 진압복을 벗고,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대구경찰청에서 마련한 '2004 전'의경 한마음 체육대회'에 참가한 전'의경들은 투박한 전투모를 벗고 활력 넘치는 20대 초반의 젊은이로 돌아갔다. 무거운 긴장감도 이날 만큼은 벗어던지고 맘껏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축구, 족구, 이어달리기, 씨름 등 선발된 선수들은 틈틈이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동부경찰서 김재욱 상경은 "크고 작은 시위현장과 경비업무, 낮밤이 바뀐 생활은 피곤함을 몰고 오지만, 우리가 없으면 시민들의 불편이 엄청날 것이란 생각을 하며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전'의경들은 그간의 피로를 축구공에 담아 멀리 차버렸다. 치어리더 복장을 한 응원단장의 율동에 부대구 호를 실컷 외쳤고, 형형색색의 카드섹션, 파도타기 응원이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703전투경찰대 소대장 김병헌 경위는 "언제 발생할지도 모를 출동 상황에 대비,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전'의경에게 이번 체육대회는 시름을 잊을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됐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사진:18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지방경찰청 '전'의경 한마음 체육대회'에서 전'의경들이 '이등병의 노래'를 부르며 응원하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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