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청소년축구, 불굴의 정신력 러시아에 2대0 완승

입력 2004-11-19 16:04:15

너무나 아쉬운 한판이었다.

한국 여자청소년축구대표팀이 18일 태국 방콕 슈파살라스 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세계여자청소년(19세 이하)축구선수권대회 C조 최종전에서 영진전문대의 '쌍두마차' 이장미와 박희영의 골로 러시아를 2대0으로 완파하며 첫 승을 신고했으나 안타깝게 예선 탈락했다. 한국은 1승2패(골득실 -2)로 러시아(1승2패'골득실 -2), 스페인(1승2패'골득실 -3)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 다득점 경쟁에서 러시아에 뒤지며 조 3위로 밀렸다. 또 한국은 조 3위 경쟁에서도 A조 3위 호주(1승2패'골득실 0), B조 3위 나이지리아(1승1무1패)에 골득실과 승점에 밀려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8강 진출은 무산됐지만 한국 여자축구는 러시아전을 통해 국제대회에서 사상 첫 승을 기록하며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개막경기에서 미국에 0대3으로 패한 것이 부담이었다. 최소한 3골차 이상으로 이겨야했던 한국은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로 단단히 정신무장을 하고 경기에 나섰다.

전반 시작부터 공격에 무게중심을 두고 상대를 강하게 압박한 한국은 4분 오른쪽 미드필드 지역에서 올려준 송유나의 크로스를 한송이가 잡고 페널티지역으로 뛰어 들었지만 러시아 골키퍼 토두아의 반칙성 태클을 심판이 페널티킥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첫 골 찬스를 날렸다.

그러나 전반 21분 박희영의 오른쪽 코너킥을 이장미가 감각적인 헤딩 슛으로 선제골을 잡아내며 '대역전극의 서막'을 알리는 듯 했다. 뒤이어 전반 39분과 전반 43분 박은선에게 결정적인 골찬스가 왔지만 마지막 볼처리가 아쉬웠다.

후반들어 더욱 공세의 고삐를 죄기 시작한 한국은 10분 이장미의 헤딩패스를 이어받은 박희영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라 2대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러시아를 밀어내고 조 2위가 되기 위해서는 1골이 더 필요했다. 한국은 섭씨 31도가 넘는 무더위와 습도가 50%에 육박하는 악조건속에서 마지막 체력까지 쏟아부으며 1골을 더 넣기 위해 이를 악물고 뛰었다. 한국은 22분부터 33분까지 10여분간 5차례의 유효슈팅을 날렸지만 번번이 러시아 골키퍼 토투아의 신들린듯한 선방에 막히며 추가골을 넣는 데 실패했다.

후반 인저리타임때 상대 수비 실수로 박은선이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기회를 맞았지만 성급한 슈팅으로 볼이 공중으로 뜨면서 한국의 8강행 꿈은 무산됐다.한편 같은 시간에 벌어진 C조 경기에서 미국은 스페인을 1대0으로 꺾고 3전승으로 8강에 올랐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사진: 한국의 박희영(영진전문대'오른쪽)이 18일 태국 방콕 수파사라니경기장에서 벌어진 2004 세계여자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러시아의 모로조바 엘레나(왼쪽)와 공을 다투고 있다.(방콕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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