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반(胎盤)주사가 통증치료, 피부미용, 노화방지, 정력 증진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만병통치약'처럼 알려지면서 '이상 열풍'이 불고 있다.
대구의 경우 2년여 전부터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등 일부 의원들이 태반주사를 도입하기 시작한 후 요즘엔 상당수 병·의원들이 태반주사를 취급하고 있다.
병·의원들이 경쟁적으로 태반주사를 취급하는 것은 태반주사가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아 수입이 괜찮은데다 '웰빙열풍'의 사회 풍조에 편승해 이용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성구 ㅇ의원에는 하루 2~5명의 환자들이 태반주사를 맞고 있으며, 상담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또 태반요법을 하는 대부분 의원들은 태반의 효과를 알리는 홍보물을 비치해 환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병·의원들은 1회 주사에 2만5천~5만원 가량 받고 있으며 최소 주 1, 2회씩 3개월 정도 맞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심지어 태반주사가 강장제로서의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비즈니스 접대용'으로까지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택업체 한 간부는 "요즘 업계 일부에서 태반주사가 '남성'에게 좋다며 거래처에 접대용으로 태반주사 '선물'이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 중인 태반주사제는 대부분 일본산이며, 간 기능 개선제와 갱년기 장애 개선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아 수입되고 있지만 미국 FDA 승인은 받지 못한 상태다.
태반요법 관계자들은 "태반은 인체의 면역력 회복에 도움이 되며 특히 자율신경조절, 간기능 향상, 피부미용, 내분비기능 조절에 효과가 있다"며 "일본에서도 태반요법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근미 영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태반주사의 효과를 봤다는 환자들이 많고 특별한 부작용이 없어 인기가 높지만 의학적인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없다"며 "특히 태반주사를 '만병통치약'으로 여겨 기존의 검증된 의학적 치료를 외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최근 열린 폐경학회에서 배광범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태반주사에 대한 검증된 연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현재 시행되는 의료행위를 대체하지 말고, 보조적 요법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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