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애기봉 성탄점등식, 역사 속으로

입력 2004-11-19 10:13:51

성탄일을 기념해 북한 동포에게 자유와 평화 메시지를 전해온 서부전선 최전방 애기봉의 등탑이 50년만에 빛을 잃게 됐다.

지난 6월 군사분계선(MDL)지역에서 선전활동을 중지하고 선전수단을 모두 제거키로 한 제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올해부터 등탑에 전구를 달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해병대사령부 관계자는 19일"선전물을 제거하고 선전활동을 중지하기로 한 남북간 합의사항을 이행하자는 뜻에서 해병 2사단 청룡부대가 주관해온 애기봉 등탑점등식 행사를 올해부터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6·25전쟁이 휴전되고 남북이 갈리면서 자유민주주의를 갈망한 북녘 동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1954년부터 매년 크리스마스와 석탄일을 기념해 불을 밝혀온 애기봉 점등식이 50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셈이다.

총부리를 맞대고 있는 MDL지역에서 우발적인 충돌을 피하자는 취지에서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동을 중지키로 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50년 가까이 이어온'비정치적인 행사'에 대한 추억이 사라지는 아쉬움은 지울 수 없게 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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