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참 이상하네요. 어떻게 모든 경제지표가 최악이죠?"
대구 연고가 없는 한 지역 국회의원 보좌관이 최근 사석에서 기자에게 진지하게 제기한 의문이다.
1인당 GRDP가 10년 넘게 꼴찌이고 부도율과 실업률은 높고 주력 산업은 없고….
사실 타지역 사람들은 대구가 무척 잘사는 줄 안다.
수십년간 정권을 창출한 지역이니 당연히 사회간접자본도 잘 갖춰져 있고, 산업도 활성화되어 있을 것으로 지레 짐작하는 것이다.
이들에게 "대구가 어렵다"고 하면 괜한 엄살로 치부하고 귀도 잘 기울이지 않는다.
대구가 어렵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타지역 사람뿐 아니다.
서울에서 주로 활동한 지역의 한 초선 국회의원도 "대구-경북이 이토록 어려운 줄 몰랐다"고 한다.
나라 경제가 어려운데 대구-경북만 좋을 리는 없겠지만 각종 경제지표를 감안하면 대구와 경북 대부분 지역이 타지역보다 더 살기 힘든 것은 확실할 듯하다.
지금 어려워도 장래 비전이라도 있으면 그래도 참을 만하다.
그런데 대구-경북, 특히 대구는 장래의 비전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정치권은 물론 지역의 어떤 리더와 만나봐도 '무대책' 이다.
"대구가 큰일이다"는 걱정만 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몇몇 의원들이 잔잔한 움직임을 보여 '기대'를 걸게 한다.
초선 의원이 대구시장을 만나고 몇몇 의원들은 또 공공기관 유치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대구 각계 지도자와 머리를 맞댔다.
초선 의원과 대구시장의 만남에서 뚜렷한 비전을 찾은 것은 아니다.
10년 넘게 찾지 못한 길을 초선 의원과 대구시장이 한번 만나 함께 고민한다고 찾을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지역 관계자들이 노력한다고 알짜 공공기관을 유치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정부가 극비에 부쳐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짜고 있어 지역 관계자들이 개입할 여지가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도 기대를 거는 것은 '고민'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고민'은 '관심'에서 나온다.
여러 사람, 특히 사회지도층이 관심을 갖고 고민한다면 결국 살길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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