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입력 2004-11-18 11:30:18

6만여 관중 등 전국 축구팬들의 가슴을 졸이게 한 한판이었다.

일방적인 파상공세에도 한 시간이 넘도록 골이 터지지 않아 탄식이 쏟아지는 등 큰일날 뻔했지만 2002한·일월드컵 4강에 빛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역시 저력이 있었다.

'젊은 피' 김두현이 천금같은 선제골을, 스트라이커 이동국이 지독한 골 불운 속에 추가골을 성공시켜 최근 계속된 한국 축구의 내리막길에 종지부를 찍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조 최종전에서 후반 잇달아 터진 김두현과 이동국의 골에 힘입어 몰디브를 2대0으로 제압했다.

한국은 이로써 4승2무로 승점 14를 확보, 조 선두로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또 2002년 11월 크로아티아전 이후 꼭 2년만에 상암벌에서 승수를 보태 서울월드컵경기장 전적 2승1무7패를 기록했다.

출범 이후 5승3무1패를 기록하며 간신히 월드컵 2차 예선을 통과한 본프레레호는 내년 2월부터 아시아 8개국이 4.5장의 월드컵 본선 티켓을 놓고 벌이는 최종예선에 올라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게 됐다.

본프레레호는 그러나 후반 초반까지 무수한 슈팅을 날리고 10여차례 세트플레이 찬스를 맞았으면서도 몰디브의 지독한 밀집 수비에 말려 다시 한번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족을 노출해 최종예선을 앞두고 대표팀 전열 정비와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날 나란히 한일월드컵 비멤버이자 국내파인 김두현과 이동국의 맹활약은 한국 축구에 새로운 희망을 안기는 희소식이었다.

후반 초반까지는 지난 3월 치욕의 무승부를 기록한 '몰디브의 악몽'을 떠올릴 정도로 답답한 흐름이었다.

불안감이 중첩되는 흐름을 일거에 승리의 환희로 바꾼 상암벌의 영웅은 올림픽호 출신의 꾀돌이 미들필더 김두현이었다.

전반 막판 중거리포로 슛 감각을 조율한 김두현은 후반 21분 이동국이 아크 정면에서 옆으로 살짝 내준 볼을 잡자마자 수비수 1명을 옆으로 제끼는 척 하며 왼발로 벼락같은 25m짜리 중거리슛을 날렸고 직선을 그린 볼은 왼쪽 골포스트를 때리며 네트로 세차게 빨려들어갔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25분 송종국 대신 설기현을 투입해 공세를 강화했고 곧이어 이동국의 추가골이 터졌다.

이동국은 후반 34분 설기현이 왼쪽에서 올린 볼이 조재진의 앞을 스치고 통과하자 골문 앞에서 살짝 발을 갖다대 네트를 흔들며 한국의 귀중한 승리를 확인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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