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구지하철 2호선을 가다

입력 2004-11-12 12:05:25

내년 9월 개통 투자 러시…대구 중심축으로

대구가 내년 9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지하철2호선을 타고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구시내를 동서로 관통하는 지하철 2호선 구간(다사~고산 29km)은 벌써부터 주거·문화·산업 등 각 분야 투자가 몰리면서 대구 생활전반의 핵심벨트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2시 동아백화점 회의실. 임원 및 부서장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이 점심도 거른 채 2호선 경영전략 마라톤 회의를 열고 있었다. 이 팀의 핵심인 차영한 기획팀장은 일본의 지하철 역세권 현장을 배우기 위해 장기 출장 중이다. 팀은 회의 후 곧바로 반월당 지하공간 개발 현장으로 내려가 막바지 공사 상황을 점검했다. 동아백화점은 점포 수만 600여개에 이르는 반월당 역세권(메트로센터, 메트로프라자)과 쇼핑점 전면 개편에 '올인'하고 있었다.

같은 날 반월당역 인근의 남문시장과 염매시장의 재개발추진위원회. 상인들이 모여 재래시장으론 드물게 초대형 주상복합건물 설립 추진을 논의하고 있었다. 박대식 남문시장재개발추진위원장은 "현대화만이 살 길"이라며 "2호선 개통과 동시에 2천여억원을 들여 45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것"이라고 했다.

시민들도 2호선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최근 아파트 반상회에 참가한 주부 박경난(35·수성구 범물동)씨는 반상회 참가 주부 상당수가 2호선 아파트로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씨 역시 '2호선 사람'이 되기 위해 아파트 분양 현장을 누비고 있다. 이웃 창신아파트에 사는 주부 이경진(42)씨도 15일 범어동의 32평 아파트를 구입, 이사를 준비 중이다.

주택건설업계는 사활을 걸고 2호선 분양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한 해에만 2호선 사월역~범어역 일대에 2천여가구를 분양했고, 올해와 내년 상반기까지 1만가구 이상의 추가 분양을 추진하고 있다. 또 달성군 다사의 죽곡 1,2지구엔 올해부터 2008년까지 7천여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2호선 구간을 따라 초대형 주거벨트가 자리잡을 전망이다.

새로운 문화 벨트도 가시화하고 있다. 30만평 규모의 테마파크 후보지인 월드컵경기장 일대 경우 이달 초 5억달러 규모의 미국계 투자단이 방문, 실사를 벌였다. 시 관계자는 "월드컵경기장 일대에 외자유치가 성공하면 대구 문화산업의 축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대구 중구청 문화예술계. 이희태 주임은 봉산문화거리 조성을 위한 전문기관 용역 의뢰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 주임은 "용역 등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조각 공원거리, 아트숍 등이 들어서 서울 인사동 거리와 같은 명소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청은 약령시와 동성로, 봉산문화거리, 대구향교 등을 연결하는 문화벨트 구축도 장기 계획하고 있다.

또 두류역~계명대역(약 8km) 인근에는 총 19개의 각종 문화·레저시설이 들어섰거나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성서공단 내 한국OSG 이한우 이사는 "대구 최대 산업단지인 "2호선이 개통되면 만성적인 교통체증에서 벗어나 물류 소통이 원활해지고 시내에서 공단까지의 이동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 도시 노동력 확보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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