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그 붉은 전설
'고물장수'라 자칭하는 김창제 시인(45)이 시집 '녹, 그 붉은 전설'을 펴냈다.
첫 시집 '고물장수'와 제2시집 '고철에게 묻다'에 이은 연작시 성격의 세번째 시집이다.
고철장사 체험을 소재로 쓴 시와 시인이 이색적이다.
그는 실은 고철을 취급하는 철강회사 사장이다.
시인은 그래서 등에 땀냄새 물씬 풍기는 시를 한짐 지고 싶다고 한다.
녹슨 쇠붙이가 전혀 다른 새것으로 태어나는 것, 그 경이로움을 만드는 건강한 노동에 바친 땀방울을 시어로 바꾸어서 남과는 다른 시를 만들고 싶은 소망이다.
녹물 붉게 배인 언어로 몸통 여기저기 군살박힌 사람들의 삶을 노래하고 싶은 그의 시세계는 자칫 고물과 고철에 한정된 소재주의에 빠질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시집 2~4부에서 보이는 '누부야, 겨울강, 가야산, 새벽, 단풍' 등의 시제들과 향토색 짙은 시어들은 그런 우려마저 말끔히 씻어내고 있다.
삶에 시의 붉은 녹을 묻히고 싶은 고물장수 시인. 그 리얼리즘 정신으로 빚어내는 언어 예술이 어디까지 승화될지 주목해 볼 만한 일이다.
도서출판 천산·8천원
▨아날로그적인, 그 아름답고 그리운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수필가 남영숙씨가 수필집 '아날로그적인, 그 아름답고 그리운'을 출간했다
은은한 달빛처럼, 강하지는 않지만 세상의 구석구석을 아름답게 비춰주는 글을 쓰고 싶다는 필자는 아날로그 시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현대문명을 비판하고 반성하는 격조 높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비유법과 상상의 미학이 돋보이는 수필에서 그는 삭막한 도시적 삶에 지친 우리의 고달픈 영혼을 달래며, 현대인에게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강한 질문을 던진다.
선우미디어·9천원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좋은 부모 되기 어려운 힘들 때 이 시 한편 자식에게 건네주시지요'. '접시꽃 당신'의 도종환 시인이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란 시와 그림집을 엮어냈다.
그림은 향토의 중견화가인 이수동씨의 작품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시', '자녀가 부모에게 드리는 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시' 등 3부로 나눈 책에서 시인은 "부모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부모 자식이라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는 시들을 담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단숨에 읽어버리지 말고, 곁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틈틈이 읽으라고 권한다.
나무생각·7천800원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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