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성형하는 남자들

입력 2004-11-11 13:11:43

일본 기후(岐阜)현 가가미가하라(各務原)시에 최근 드라마 '겨울연가'속 춘천 명동거리를 재현한 거리가 만들어져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한다. 드라마 주인공들과 정신적 연애를 하는 것이 유행이고, 드라마에 푹 빠진 나머지 현실의 남편에게 실망, 이혼하는 여자들까지 있어 '후유노 소나타('겨울연가'의 일본 제목) 이혼'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한다.

이들 한류(韓流)파 남자스타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하나같이 꽃미남에다 체격좋은 몸짱들이다.

◎…사회생활 전반에서 용모가 중시되는 요즘이다. 처음 30초 이내에 그 사람의 이미지가 결정된다는 심리학자 알포트의 주장도 있지만 각종 시험에서 면접비중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성형하는 남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좀 과장하면 요즘 성형외과는 남자들이 먹여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서울 강남 개원가에선 국내 미용성형수술 환자의 30% 정도를 남성으로 추정한다. 게다가 최근 메트로섹슈얼(metrosexual:얼굴과 몸관리에 적극적인) 풍조도 한몫하고 있다.

◎…10일, 서울의 한 성형외과가 국내서는 처음으로 지난 94년부터 10년간 남성 성형수술의 흐름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이에 따르면 남성 성형수술은 1994년 65건에서 2003년 196건으로 3배 이상으로 늘었고, 특히 1998년 100건을 넘어서며 급증추세라는 것. "꽃미남, 몸짱 등의 열풍이 불면서 남성 성형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줄었기 때문"이라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재미있는 것은 요즘 남성들의 인기 1위 성형부위가 뜻밖에도 '가슴'이란 점. 이 보고서에 의하면 50%인 98명이 가슴에서 지방을 빼내 탄탄하게 만드는 '여성형 유방증' 수술을 받았다. 이어 코, 턱 및 모발이식, 흉터 제거, 지방 흡입 순. 엉덩이확대 수술도 전에 볼 수 없던 현상.

◎…또한 종래 20, 30대 위주에서 최근엔 10대와 40대로 연령층이 넓어지고 있다. 하긴 미국에서도 40, 50대 남성의 성형수술 비용이 연간 8조원 이상일 만큼 중장년층 남성의 성형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말로 스타덤에 올랐던 고(故) 이주일이 성형 남자들을 보면 어떤 조크를 던질지, 문득 궁금해진다.

전경옥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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