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던 '명장' 김응용(63) 감독이 20년 넘는 화려한 프로 지도자 생활을 마무리하고 아름답게 퇴장했다.
지난 83년 기아의 전신인 해태에서 프로 감독을 시작했던 김 감독이 9일 선동열(41) 수석코치에게 지휘봉을 넘기고 일선에 물러났다.
한일은행 선수 시절 국가대표 단골 4번 타자로 장타력을 과시했던 김응용 감독은 지난 83년 기아의 전신인 해태 지휘봉을 잡은 후 올해까지 무려 22년째 그라운드를 지켜왔을 만큼 한국 프로야구사와 궤를 같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감독은 해태 감독 취임 첫해(83년)를 시작으로 97년까지 타이거즈를 9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다.
또 2000시즌 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삼성이 당시 감독 최고 대우인 5년간 총 13억원에 영입했고 김 감독은 취임 첫해인 2001년 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켰으나 두산에 2승4패로 아깝게 우승을 내줘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2002년 팀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끈 뒤 한국시리즈에서도 LG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4승2패로 우승, 21년 묵은 삼성의 한을 풀어주며 '한국시리즈 10회 우승' 신화를 이룩했다.
전무후무한 '한국시리즈 10승 신화'를 달성해 '우승 청부사' '우승 제조기'로 불리며 최고의 지도자로 인정받았고 선수 시절 커다란 체격과 1루수를 보며 송구된 공을 잘 처리한다고 해서 붙여진 '코끼리'라는 친숙한 별명도 갖고 있다.
또 2000시드니올림픽 때 야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한국의 동메달 쾌거를 주도했다.
그러나 올해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50) 현대 감독과 한국시리즈에서 만나 9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으나 리드하던 경기를 잇따라 내주고 승기를 잡고도 무승부를 허용하며 우승컵을 내줘 냉정한 투수 교체 등 실력 위주의 선수 기용과 선수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퇴색한 것이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
김 감독은 계약이 1년 남아 있어 최근 지리산 산행을 다녀와 팀 훈련을 지켜보는 등 남은 기간을 채운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올해 수석코치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던 선동열 수석코치에게 결국 지휘봉을 넘겨주며 전격적으로 퇴진하는 용기를 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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