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특급' 배영수, '미완의 대기에서 MVP로'

입력 2004-11-08 15:05:28

삼성 투수 배영수(23)가 프로 데뷔 5년만에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올해 정규리그 공동 다승왕(17승) 배영수는 8일 열린 2004프로야구 최우수선수 기자단 투표에서 총 유효표 99표 가운데 84표를 얻어 외국인 강타자 클리프 브룸바(현대)를 누르고 MVP에 올랐다.

MVP는 지난 96년 투수 구대성(당시 한화) 이래 이승엽(당시 삼성)과 같은 홈런 타자들이 줄곧 독식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20대 초반에 불과한 투수 배영수의 MVP 수상은 의미가 깊다.

올 시즌 17승을 거두는 동안 단 2패만 기록, 승률 타이틀(0.895)까지 거머쥔 배영수는 완투와 완봉이 각각 4차례와 2차례에 방어율 또한 2.61로 삼성의 에이스 자리를 확실히 굳혔다.

지난 99년 삼성 역대 고졸 최고 계약금인 2억5천만원을 받고 입단한 배영수는 데뷔 첫해 1승도 거두지 못하다 2001년 13승8패로 부활하며 삼성을 이끌 기대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배영수는 시속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제구력 때문에 특급투수로 불리기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 시즌 들어 명투수 출신인 선동열 삼성 수석코치의 조련 아래 다시 태어났다.

동계훈련에서 하루 3천개 이상의 연습볼을 뿌린 배영수는 다듬어진 코너워크와 두둑해진 배짱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했고 지난달 25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무려 10이닝 동안 무안타로 사실상 '노히트노런'을 기록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MVP트로피를 받아들고 눈물을 글썽거린 배영수는 "잊지 못할 한해였다. 올시즌은 선발진에서 탈락했던 4월이 가장 힘들었지만 시즌 막판에 좋은 성적을 내 코치진에 보답해 너무 기뻤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선동열 수석코치에 대해 "어릴적부터 존경했던 분이라 닮고 싶었다. 올 시즌 공을 던지는 부분을 배웠고 무엇보다 큰 것은 선 코치가 있어 정신적으로 많이 안정됐다는 점"이라며 공을 돌렸다.

아울러 배영수는 "올해는 폼이 많이 달라진데다 정신력까지 좋아져 자신감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내년 시즌에는 더욱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