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 헌정회 찾아 조언구해

입력 2004-11-06 10:01:03

"보수결집의 리더십을 보여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5일 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헌정회를 찾아 자문을 구했다.

서울 을지로 사무실에서 박 대표는 "헌정회 여러분들이 걱정을 안하고 편안히 지내셔야 하는데… 오늘 가르침을 많이 듣겠다"며 원로들에게 정국 해법에 대한 조언을 바랐다.

헌정회 소속 전직 의원들은 "보수결집의 리더십을 보여라", "야당은 국민의 불만을 대변하고 해소하라", "4대 개혁법안이 어영부영 다수에 밀려 통과되는 사태가 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등의 요구가 터져나왔다.

4선의 장경순(張坰淳) 헌정회 회장은 "야당은 집권층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대변하고 해소해 나가면서 국민통합에 기여해야 한다"고 '야성(野性) 회복'을 은근히 부추겼다.

재선의 박규식(朴珪植) 전 의원은 "이회창이 두 번이나 대선에서 패한 것은 보수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며"미국의 부시를 봐라. 3번이나 TV토론에서 졌지만 보수결집의 리더십으로 재선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재선의 이원범(李元梵) 전 의원도 "사람의 내장도 벌어져 있어야 살지, 서로 달라붙으면 사람이 죽는다.

야당은 반대만 확실히 하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헌정회를 나서는 박 대표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날 방문이 단순히 '자문'을 구하는 자리가 아니라 "뭔가 결심을 굳히는 자리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확전과 등원'의 기로에서 당 안팎의 의견을 구하기 위한 것이란 얘기다.

박 대표는 이번주 초부터 차례로 지역별 3선 의원, 5선 이상 중진, 국회 상임위원장 등과 만나 자문을 구했다.

박 대표는 헌정회를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총리 해임건의안은 내지 않겠지만 (여야 대치는) 길어질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여운을 남겼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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