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요양원 노인 바닷가 여행
"요즘 젊은 사람 같지 않아요. 사업하느라 바쁠 텐데 이렇게 마음써주니 뭐라 고마움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3일 오전 9시 봉화군 법전면 봉화요양원에 모인 노인들은 오랜만의 나들이 준비로 한바탕 시끌벅적했다.
노란색 조끼에 한껏 멋을 부린 할머니, 몸이 불편한지 약봉지를 손에 든 할머니, 버스에 미리 올라 자리잡고 기다리는 할머니…. 소풍을 떠나는 초등학생마냥 할머니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집 근처 요양원 노인들을 위해 나들이 행사를 마련한 김승수(44·봉화웨딩타운 대표)씨는 "어릴적 아픈 기억 때문에 어려운 이웃들의 서러움과 아픔을 헤아릴 수 있다"며 "작은 정성이지만 십시일반(十匙一飯)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게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김씨는 사비 500여만원을 들여 봉화요양원 노인 60여명과 관리직원 15명을 위해 울진 바닷가로 나들이 행사를 마련했다.
김씨는 2001년부터 소외계층을 위해 '사랑의 디너쇼'를 개최하고 소년소녀가장· 결식아동 등을 돕고 있으며 요양원 노인들을 위해 매달 생일상 차리기, 나들이 행사 등을 마련하고 있다.
"야간열차에 버려져 고아원 생활을 했고, 돈이 없어 중학교도 못다닌 어린 시절의 배고픔을 생각하면 이웃의 아픔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는 김씨는 "유년시절 전국을 떠돌며 구두닦이, 껌팔이, 극장 심부름꾼을 하다 서울에서 건설업을 시작해 기반을 다졌다"고 했다.
정희자(48) 봉화요양원 원장은 "김씨의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위축된 노인들의 삶을 활기차게 만들어 주고 있다"면서 "누구든지 마음은 먹을 수 있으나 실천하기는 어렵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봉화·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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