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의 종착역은 어디?

입력 2004-11-03 17:52:41

임창용(28.삼성)의 거취를 둘러싼 전망이 분분한 가운데 임창용의 최종 종착역이 과연 어디가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창용은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 고대했던 일본과 미국 등 해외진출의 걸림돌이 완전히 없어졌다.

임창용은 그동안 꾸준히 해외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혀왔고, 일본 명문 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이 뛰고 있는 롯데 마린스 등이 임창용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최근 보도가 이어지며 일본행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엔 최희섭(시카고 컵스)의 에이전트인 이치훈씨와 계약했다는 다소 뜻밖의 사실이 알려지며 임창용이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음이 드러났다.

최근엔 90억원대의 고액 연봉을 보장할 경우 삼성에 잔류할 수 있다는 의사를 타진했다는 설이 흘러나오는 등 임창용은 아직까지 명확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

그러나 삼성구단이 임창용을 적극적으로 붙들 가능성은 현재로선 별로 없어 보인다.

삼성은 포스트시즌 들어 부진에 빠진 임창용을 제껴둔 채 불펜의 '쌍권총' 권오준-권혁에 대한 검증 작업을 마쳐 임창용과 정떼기 수순에 돌입했다는 인상을 남겼다.

임창용이 올 시즌 36세이브로 세이브왕에 오른 국내 최고의 잠수함 투수이긴 하지만 임창용에 대한 필요성이 예전만큼 절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이 거액을 건네주고 임창용을 붙잡을 지는 의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임창용의 일본 진출 의사가 워낙 확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협상에 들어가봐야 알겠지만 본인이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원하는 만큼 구단측도 본인의 의사를 존중할 생각"이라고 말해 임창용을 붙잡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 삼성보다 자금력이 떨어지는 국내 다른 구단이 거액의 몸값에 임창용을 영입한다는 것도 사실상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임창용은 어찌 보면 어쩔 수 없이 해외에 진출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최근 에이전트들과의 계약 남발에 따른 문제가 불거져 자칫하면 뜻하지 않던 소송에 휘말릴 소지도 있어 해외 진출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 지도 미지수이다.

또 일본과 미국에서 임창용이 원하는 금액만큼 몸값을 쳐줄 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

지난 2002년 삼성의 21년 묵은 한국시리즈 우승 한을 푼 뒤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행을 타진했지만 당시 응찰액이 65만달러(약 7억5천여만원)로 기대에 크게 못미쳐 미국행을 포기했던 임창용의 아픈 기억이 되풀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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