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고려 人蔘

입력 2004-11-02 13:14:11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인삼(人蔘)은 사람 모양을 닮은 숙근초로 그 약효가 뛰어나 예부터 신초(神草)'영초(靈草)'불로초(不老草)로 일컬어져 왔다. 우리 토양과 기후에만 자라는 고려 인삼의 효능과 우수성은 널리 알려져 중국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끌어오기도 했다. 그 역사는 이미 2천년이 넘으며, 해외 수출도 1천50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어 우리 민족 고유 유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유럽'구미 등 서양문화권에서는 크게 알려지지 않아 수출이 저조한 형편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세계 시장 개척에 무관심한 채 국내 판매에 급급했던 실정이다. 종주국이라는 자부심만 가지고 있었을 뿐 전근대적이고 안일한 판매 전략 수준을 넘지 못해 온 것도 사실이다. 반면 외국 인삼 산업은 혁신적이며, 대규모 생산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생산으로 나아가고,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인삼이 인간의 면역 기능을 개선시켜준다는 사실이 유럽 의료진의 실험에 의해 입증됐다. 덴마크 국립병원이 4년여 동안 실험한 결과 면역 기능에 특별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며, 염증을 막아주고, 감기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이어 다음 단계로 다양한 염증을 가진 환자들을 인삼으로 치료하는 임상실험 등을 진행할 모양이다.

◎…인삼이 면역 기능 개선 효과가 있음은 알려진 사실이나 유럽에서 처음 과학적 연구 결과로 입증되고, 인삼 수요에 날개를 달 수 있다는 점에서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지난해 유럽 전체에 우리나라 인삼류의 수출이 223만 달러 선이고, 건강식품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점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간 과학적 실험 결과가 없어 일반 의약품이나 생약성분의 약제로는 판매가 불가능했던 탓이다.

◎…영주시에 '풍기 인삼 랜드' 조성 사업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풍기읍 창락리 일대 74만㎡에 991억원을 들여 인삼을 테마로 한 종합 휴양 레저 단지를 만들 움직임이다. 최근 행자부의 지방재정 투'융자 심사에서 타당성 최종 승인을 받아 탄력을 받고 있어 고무적이다. 그간 우리의 인삼 산업은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번 유럽에서의 인정을 계기로 다각적인 연구와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리라.

이태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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