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초등학교에 다니지만 아이들 교육만 생각하면 하루에도 몇 번씩 근심과 걱정이 마음속을 들락거린다.
자고 나면 바뀌어 있는 교육제도 앞에서 '강 건너 불 구경 하듯' 손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부모의 마음에 흐르는 답답한 한기는 삶 자체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아이들의 교육에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쉼 없이 찾으며, 책 속에 앎의 깨우침이 있다면 읽기를 권장하고, 참고서 한 권, 문제집 한 권이라도 더 풀어보도록 어거지를 쓰고, 학원 하나라도 더 보내려는 엄마들을 보며 아이들의 생활은 하루도 지치지 않는 날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다.
"엄마, 또 신문 봐요? 나보다 신문이 더 좋아?"
언젠가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책 가방을 침대 위로 던지며 퉁명스럽게 뱉은 말이다.
뭔가 단단히 삐진 모양이었다.
아이는 학교에서 친구들이 어린이 신문을 보면 숨은 그림 찾기도 하고 퍼즐도 풀면서 자기에게는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의 무관심으로 신문 보던 걸 중단한 터라, 아이가 신문을 보자는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던 때여서 반갑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 덧 2년이 훌쩍 지났다.
처음에는 매일매일 신문을 기다리며 광고까지 모두 읽던 아이가 어느 때부터 관심이 적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신문 속에서 아이와 함께 시간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주제를 찾기 시작했다
NIE는 그렇게 시작됐다.
도서관을 자주 찾으면서 학부모들을 위한 독서교육의 하나로 실시하는 신문 활용 교육 방법을 배우면서 '이런 방법도 있었구나' 감탄사를 내뱉기도 했다.
그후, 1면부터 마지막 면까지 쭉 읽어보면 그대로 쓰레기로 변해 버리는 신문이 지금은 친구가 됐다.
기사 뿐 아니라 광고와 이미지 어느 것 하나 버리는 것 없이 교육에 활용하면서 매일 새로워지는 아이의 지혜와 창의력에 놀라운 기쁨을 맛보게 됐다.
신문 기사의 주제에 맞는 책을 찾아 읽으면서 독서능력도 향상됐다.
신문 속에 숨어 있는 놀라운 세계를 보고 감탄사를 터뜨리면서 이제는 나만의 방법도 터득하게 됐다.
매일매일 쏟아지는 국내외의 새로운 기사는 이제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따스한 봄볕에 고개 내미는 초록 잎 새싹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신문을 통해 토의와 토론의 힘도 기르고 있는 내 아이의 미래가 내일 아침 시큼한 잉크 냄새와 함께 다양한 표정으로 다가와 초록 새싹으로 돋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강미경('2004 신문사랑 NIE 공모전' 자녀와 함께한 NIE체험수기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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