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안동국시

입력 2004-11-01 08:53:57

"어! 국시 국물이 뽀얗네". 국자로 기름기를 건져내면서 6시간 정도 삶은 양지머리 국물에 얇게 민 밀가루반죽을 손으로 촘촘히 썰어 뜨거운 물에 삶은 뒤 담아내는 안동국시는 육수가 진한 우유 빛을 띤다. 그 위에 다시 잘게 썬 대파와 호박, 양지머리 고기를 고명으로 얹고 비취빛 도는 사발그릇에 양껏 담아 손님상에 내놓는다.

수성구 황금동 희망로 현대e병원 맞은 편 '안동국시'. 수도권에서 안동국시를 대중화시킨 김남숙 할머니의 조리법을 전수 받아 대구에서 처음으로 전통안동국시를 만드는 집이다.

살코기로 국시 육수를 내는 것은 경상도 안동지방의 양반 집에서 해먹던 별미음식. 조리법도 까다롭다. 밀가루 피도 얇아야 하지만 썰 때도 가늘기가 일정해야 한다. 육수도 양지머리 외 무, 양파 등 7가지 채소와 함께 우려내야 한다.

국시 특유의 담백·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소금간만 한다.

이런 정성 탓에 안동국시는 가는 면발이 쫄깃하며 부드럽다. 그릇째 들고 마시는 뽀얀 국물은 꼭 잘 끓인 설렁탕 맛이다. 밑반찬으론 배추겉절이 김치, 부추김치, 깻잎김치가 나온다. 김이 모락나는 국시에 부추김치를 얹고 깻잎김치로 싸서 먹으면 그 맛이 유별나다. 안동국시를 제대로 먹는 방법이다.

특히 깻잎김치는 한 장 한 장에 골고루 양념을 묻혀 그 맛이 상큼하다.

이 밖에 술안주감이나 특식메뉴로 양지머리 수육, 참문어회, 모듬전도 있다. 잘 삶긴 양지머리 수육은 씹는 느낌이 부드러울 정도로 연하고 살짝 냉동한 참문어회는 안동지방의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소허파, 명태살, 송이, 돔배기로 만든 모듬전은 별식 중 별식이다.

이 집 주방장은 칼국수를 즐겼던 전직 대통령시절 청와대에서 안동국시를 끓여낸 경력의 소유자다. 안동국시 5천원, 콩가루 국시 5천500원. 문의:053)763-6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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