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일반인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 퇴옹(退翁) 성철(性徹·1912~1993) 스님의 열반 11주기를 맞아 불교계는 법어집 출간, 학술세미나 등 그를 기리는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최근 발간된 법어집 '해탈의 길'(장경각)은 성철 스님의 상좌인 원택 스님이 20여년전 나온 스님의 또 다른 법문집 '자기를 바로 봅시다' '영원한 자유'에 실렸던 글들과 그동안 발표되지 않았던 글 몇 가지를 함께 엮은 것이다.
책은 스님이 수도자에게 일러준 글들을 모은 '수도자에게 주는 글'과 스님이 평생 스스로 다짐했던 글들을 모은 '수도자의 다짐', 치열한 수행을 통해 영원한 자유를 누린 선사들의 이야기를 모은 '영원한 자유인' 등 세 부분으로 이뤄져있다.
특히 이번 책에는 '성철 스님다움'이 느껴지는 글들로 가득해 눈길을 끈다.
'대중들 가운데서 한 스님이 일어서며 말했다.
"스님의 너무도 넓고 박학다식한 법문에 저희 무지몽매한 중생들이 불같은 의심을 금할 수 없어서 몇 가지 여쭈어 보아야겠습니다" "몇 가지 물어보겠으면, 천천히, 날씨도 시원할 때, 그때 며칠이고 이야기해보자. 이리 더운데, 대중이 모두 네 이야기 때문에, 그래 니놈 이야기 들으며 기다리고 있으란 말이냐, 이놈아" "그러면 스님은 어떤 분인지, 이것 하나만은 꼭 여쭙고 싶습니다" "어떤 분이냐고! 내가 성철이지. 해인사 방장 성철, 나이는 칠십이고…." 책 뒷부분에는 본문에서 언급된 스님들의 간략한 행장과 일화도 함께 실려있다.
11월 5일 고려대 LG-POSCO관(경영관)에서는 백련불교문화재단 주최로 '근현대 한국 불교사상의 재조명-성철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주제로 한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성철 스님의 사상을 '돈오돈수'에 한정지었던 기존 연구 성과들을 재점검하고 스님의 사상을 한국 불교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학술세미나는 다양한 주제로 그 동안 간과되어왔던 스님의 사상과 생애에 대해 심도 있는 학술적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성철의 불교 개혁론', '돈오돈수론의 문화비평적 의의', '성철의 초기 불교 이해' 등 모두 9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또 부산 해월정사는 성철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기리는 대형 전시관을 겸한 법당을 내년 말까지 건립키로 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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