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9회말 로페즈 밀어내기 짜릿한 승리

입력 2004-10-29 14:20:04

삼성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서 2승2패(2무)로 힘의 균형을 다시 맞췄다.

0대0의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지던 한국시리즈 6차전 9회말 삼성 공격.

이전까지 삼성은 5회말 김한수의 기습 번트 안타와 6회말 박한이의 중전안타가 고작이었고 현대는 8회초 전준호의 중전안타 1개만을 기록할 정도로 양 팀 모두 빈공에 허덕였다.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진갑용이 현대의 바뀐 투수 신철인의 초구를 때려 우전안타로 진루했고 후속타자 김한수는 평범한 2루 땅볼을 쳤으나 상대 2루수의 글러브를 비켜나가는 행운의 실책을 얻어 삼성은 2, 3루에 주자를 두는 귀중한 득점 찬스를 잡았다. 계속되는 0의 행진으로 지루함마저 주던 경기는 서서히 요동치기 시작했고 시종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던 관중들은 더욱 흥분했다.

다음타자 김종훈이 현대의 만루작전에 따른 고의사구로 1루에 진루하면서 극적인 승부로 접어들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로페즈. 포스트 시즌 붙박이 4번타자였지만 한국시리즈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여 이날 7번으로 밀려난 로페즈는 결과적으로 행운의 팀 승리를 가져다준 주역이 됐다.

로페즈는 볼카운트 1-3에서 상대투수 신철인의 140km 낮게 깔리는 직구가 볼로 선언되자 두 팔을 번쩍들며 환호했고 3루 주자 진갑용도 두 팔로 만세를 그리며 홈에 들어온 뒤 덕아웃에서 몰려온 선수들과 뒤엉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로써 삼성은 1승2패2무의 열세를 딛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날 삼성이 극적인 밀어내기로 1대0, 승리를 챙기면서 한국시리즈는 최소 8차전까지 열리게 됐다.

삼성은 6차전의 중요성을 감안, 큰 폭으로 타순을 조정하는 등 배수의 진을 쳤다.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은 박종호를 과감히 선발로 출장시켰고, 김종훈을 6번으로 조정했다. 로페즈를 7번에,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강동우를 한 타순 내려 8번에 포진시켰다.

하지만 경기는 삼성 김진웅과 현대 김수경의 팽팽한 선발 투수전으로 전개되면서 어느팀이 선취점을 얻느냐에 관심이 모아졌다. 5⅓이닝 동안 무안타로 호투한 김진웅은 제구력 불안으로 볼넷을 5개나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현대 김수경은 7⅔이닝 동안 2안타만을 내주며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다.

서울·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한국시리즈 6차전(28일)

현 대 000 000 000 - 0

삼 성 000 000 001 - 1

△승리투수=권오준(1승)

△패전투수=신철인(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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