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끝내기 밀어내기...승부 원점

용병 맨디 로페즈가 천금같

은 밀어내기 볼넷으로 삼성에 귀중한 승리를 안기면서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삼성은 2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04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0-0의 균

형이 이어지던 9회말 상대 실책속에 1사 만루를 만든 뒤 로페즈가 현대 투수 신철인

으로부터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과 현대가 2승2패2무로 동률을 이룬 올 한국시리즈는 지난 82년 프

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최소 8차전 승부까지 벌이게 됐다.

김진웅과 김수경이 선발투수로 나선 이날 경기는 배영수가 10이닝 무안타 경기

를 펼쳤던 4차전과 마찬가지로 팽팽한 투수전으로 이어져 양팀 벤치를 애태웠다.

삼성은 9회까지 3안타만 쳤고 현대는 1안타에 그쳐 역대 한국시리즈 최소안타

경기를 기록했다.

승부가 갈린 것은 9회말 삼성의 마지막 공격이었다.

삼성은 첫 타자 양준혁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번 진갑용이 바뀐 투수 신철인

의 초구를 노려쳐 우전안타를 뽑았다.

이어 타석에 나선 김한수는 평범한 내야땅볼을 쳤으나 현대 2루수 채종국이 공

을 빠트렸고 삼성은 1사 2,3루의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현대는 김종훈을 고의사구로 걸러 만루작전을 시도했으나 신철인이 로페즈를 상

대로 스트라이크를 뿌리지 못한채 뼈아픈 밀어내기 결승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은 3번째이며 1-0 승부는 이번이 처

음이다.

앞서 삼성은 현대 선발 김수경의 구위에 눌려 4회까지 퍼펙트로 끌려가다 5회 1

사 뒤 김한수가 기습번트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악송구때 2루까지 내달려 처음 찬스

를 잡았다.

삼성은 계속된 공격에서 김종훈이 몸맞은 공, 로페즈는 볼넷을 골라 1사 만루를

만들었으나 8번 강동우가 투수 앞 땅볼, 조동찬은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운 기회를

놓쳤다.

삼성은 6회에도 선두타자 박한이의 중전안타와 양준혁의 볼넷으로 1사 1,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끝내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현대 역시 삼성 선발 김진웅과 권오준의 구위에 눌러 1안타에 그쳤지만 사사구

6개를 얻어 득점 기회는 오히려 많았다.

2회 선두타자 심정수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박진만의 직선타구가 병살로 처리

돼 첫 찬스를 놓친 현대는 3회 볼넷 2개와 상대 실책으로 2사 2,3루, 4회 무사 1루

등의 기회를 모두 무산시켰다.

6회 다시 몸맞은 공과 실책으로 1사 1,2루를 잡았지만 후속타를 터지지 않은 현

대는 8회 2사 뒤에 전준호가 중전안타를 날려 노히트노런을 겨우 면했다.

삼성 선발 김진웅은 5⅓이닝을 무안타, 6사사구, 무실점으로 막았고 권오준은 3

⅔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처리해 승리투수가 됐다.

현대 김수경은 5타자 연속 탈삼진으로 한국시리즈 타이기록을 세우는 등 8회 2

사까지 삼진 11개를 뽑으며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팀 타선이 도와주지 않았

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분수령이 될 7차전은 29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며 현

대는 2차전에서 조기강판됐던 정민태, 삼성은 좌완 전병호를 깜짝 선발로 예고했다. (연합뉴스)

사진설명 :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6차전에서 삼성 로페즈가 9회말 2사 만루에서 현대 투수 전준호로부터 밀어내기 결승점을 얻은 뒤 두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