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벤게로프 독주회

입력 2004-10-28 13:48:08

만추로 접어든 지난 10월 21일 서울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막심 벤게로프 바이올린 독주회가 열렸다.

벤게로프는 1974년 러시아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 출신으로 16세에 칼 프레시 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그해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빼어난 기교와 예리한 서정을 가진 그는 조슈아 벨, 길 샤함과 함께 21세기를 대표할 만하다고 기대되는 남성 바이올리니스트이다.

공연 기획사 크레디아의 창립 10주년 기념 행사로 열린 이번 연주회에는 필자도 초청을 받았다.

본 공연에 앞서 있었던 축하연에는 주한 이스라엘 대사 우지 마노르와 많은 이스라엘인들이 참석해 자국 연주자를 격려하면서 전 세계 음악계의 유대인 파워를 과시했다.

또한 첼리스트 정명화, 지휘자 금난새, 객석 윤석화 대표, 소설가 박완서, 의상 디자이너 앙드레 김, 탤런트 이영애 등 많은 인사들이 참가했다.

이날 레퍼토리는 전반부에 브람스의 '스케르초'와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후반부에 바이올린 소품들로 이뤄진 독특한 구성이었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에는 그의 가곡 '비의 노래'의 주제가 인용되었고 제1·2악장에도 비오는 날의 정감을 느낄 수 있어서 '비의 노래의 소나타'로 불리는데 필자가 가장 애호하는 곡이다.

벤게로프는 이 곡에 내재되어 있는 따뜻함과 판타직한 서정보다 예리하면서도 차가운 느낌을 주는 기교적인 스타일로 이 곡을 연주했다.

후반부에는 비에냐프스키의 '스케르초 타란텔라', '폴로네이즈',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기쁨'·'사랑의 슬픔', 라흐마니노프의 '18번째 변주곡', 비에나프스키 변주곡,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파가니니의 '캄파넬라'·'칸타빌레', 이자이의 '연습곡', 브람스의 '헝가리 댄스 제5번', 바찌니의 '요정의 춤'으로 현란하게 이어져서 관객을 열광케 했다.

김일봉 내과 전문의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