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관객되기 운동'펼치는 상주여고 동아리 '함사세'

입력 2004-10-28 12:00:10

공연장 돌며 관람 예절 캠페인...정회원 등 66명 19차례나 활동

'휴대전화는 끄실 거죠', '휴대전화 액정 no, 음식물 반입 no'

2004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열리고 있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정문 앞에는 피켓을 든 교복 차림의 여고생 여러 명이 입장객들을 상대로 관람 예절 캠페인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입장하는 관객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면서 "휴대전화 꺼주세요"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들이 배포하는 유인물에는 △공연 10분 전 입장하기 △공연 중 음식물 먹지 않기 △공연장에서 휴대전화·시계 알람 꺼놓기 △공연 중 휴대전화 액정 열지 않기 △공연 중 사진 찍지 않기 등 공연 관람 예절이 세세히 적혀 있었다.

이들은 상주여고의 동아리 '함사세(함께 사는 세상)' 회원들. '함사세'는 대구·경북지역 공연장을 돌며 '아름다운 관객 되기' 운동을 자발적으로 벌이고 있다. 회원 수는 정회원 24명을 포함해 모두 66명. 지난 5월 대구에서 열린 제22회 전국연극제를 시작으로 해 벌써 이 같은 캠페인 활동을 19차례 벌여왔다고 한다.

동아리 회장 김수현(17)양은 "전부터 학생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관람 예절 캠페인을 벌여왔는데 더 계획적이고 적극적으로 이 운동을 펼치기 위해 지난달 '함사세'를 결성했다"며 "공연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을 출연자를 위해 모두들 기본 예절을 지켜 '아름다운 관객'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관객'은 초대권을 좋아하지 않는다. 동아리 지도를 맡고 있는 노정 교사는 "주최 측에서 초대권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았지만 애들이 공짜표를 받는 버릇을 들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표를 사도록 지도한다"며 "요즘 수행평가 때문에 공연장에 학생들이 많이 보이는데 관람 예절 교육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공연이 곧 시작된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함사세' 회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모아 "공연 시작합니다. 입장해 주세요"라는 말을 여러 번 외친 뒤 공연장 안으로 총총 사라졌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사진 설명 : '함사세' 동아리 회원들이 대구오페라하우스 앞에서 관람 예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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