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대경과기연) 즉 DKIST는 작년 11월 21일에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설립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그 설립 기반이 마련되었다.
그동안 수도권, 대덕, 광주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있으나 동남권에는 없었기 때문에 대구 경북지역 주민들이 대경과기연에 거는 기대는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금년 4월 대경과기연 설립위원회 구성, 7월 초대이사장 선임, 8월 초대연구원장 선임 등 연구원 설립을 위한 기초작업이 진행되어 오고 있다
10월 20일에는 대경과기연의 기본계획 수립용역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설립준비에 들어갔다.
용역기간 6개월에 금액이 25억원에 이르는 기본계획 수립용역사업의 제안서 접수는 11월 4일에 마감된다.
한편, 이 용역의 기본계획 내용에는 지역 산업환경 및 기술역량 분석, 연구방향 및 중점 연구영역, 지역산업과의 연계 프로그램 설계, 설립 운영 형태 분석 및 총사업비 추산, 최종입지와 적정규모 분석, 중장기 경영 계획, 해외사례 벤치마킹, 세부 추진과제 제시 등이 포함되도록 하고 있다.
여러 내용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역시 '중점연구분야'와 '최종입지선정' 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이해 관계가 얽혀 있는 것이 최종입지의 선정이다.
이 문제로 인해 대구시와 경북도 간에 미묘한 갈등기류가 형성되어 있으며, 특히 대구테크노폴리스 건설과 맞물려 매우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처음에는 대구시 달성군 현풍지역이 거론되다가 지금은 대구시 동구와 북구, 경북 경산시와 칠곡군이 가세하여 지금까지 결정을 하지 못하였는데, 이번 용역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서로가 유치를 원하고 있어 대경과기연의 최종입지를 대구나 경북 어느 한 곳으로 할 경우 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대구에 하나를 만들고 대구와 맞닿은 경산이나 칠곡에 또 세울 수도 없는 일이다.
이제 대구와 경북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의 하나로 연구원을 대구와 포항에 세워 양원(兩院)체제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최종입지 및 중점연구분야 선정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인프라 구축 현황'이다.
포항은 포항공대, 포항방사광가속기, 나노기술집적센터,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덕에 상응하는 연구인프라를 갖춘 곳이다.
이는 지난 7월 포항공대에서 열린 '대구경북지역혁신발전 5개년계획 토론회'에서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인정하신 내용이다.
그리고 인구 52만의 포항은 경북 제1의 도시이다.
따라서 경북도내에서 포항만큼 입지조건을 갖춘 곳은 없다고 판단된다.
그러므로 지역산업의 특성에 맞게 대구와 포항을 양대축으로 연구분야별로 나누어 대구경북지역의 산업기술을 코디네이트 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판단된다.
예를 들면, 대구는 IT(정보전자기술)분야를, 포항은 NT(나노기술)를 중점분야로 하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대구경북지역의 대학과 기업의 관련 연구인력을 총괄하도록 하는 것이다.
섬유 기계와 같은 전통기술은 대구에서, MT(해양기술)분야 같은 경우는 해안에 위치한 포항에서 담당하는 것이 지역특성에 부합하는 일일 것이다.
전통산업기술에 강한 대구와 첨단과학기술에 강한 포항이 함께 대경과기연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도록 계획을 수립하여야 수도권, 대덕, 그리고 광주와의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
대구가 포항을 외면하고, 또 포항이 대구와 협력하지 않으면 '동남권의 R&D허브 구상'은 한낱 헛구호에 그치게 되고 말 것임이 너무나 자명하다.
이번 기본계획 용역사업을 계기로 대구-포항 양원체제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있기를 바란다.이선복 (포항공대 화학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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