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난방에 다 쓸 판"
"올 겨울은 길고 춥다는데…."
일찍 찾아온 추위로 경로당 노인들이 난방 걱정에 벌써부터 한숨짓고 있다. 치솟는 기름값을 감당하기 어려운데다 자치단체의 난방 지원금도 12월에서 2월까지 3개월로 제한돼 대다수 경로당이 11월까지는 난방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 일부 노인들은 궁여지책으로 난방비를 갹출해 보기도 하지만 보일러용 등유값이 지난해보다 40%나 올랐지만 지원금 인상은 소폭에 그쳐 한겨울 나기가 더욱 힘든 것.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진 24일 오전 대구시 북구 산격3동 수산 경로당.
6명의 할머니들이 썰렁한 방안 찬기운을 이기기 위해 팔짱을 끼거나 손을 다리 밑에 넣는 등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옷을 겹겹이 입고 얇은 이불과 방석까지 깔고 추위를 떨치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들이었다.
박둘이(85) 할머니는 "73살 할머니가 막내일 정도로 다들 나이가 많은데 기름값이 너무 비싸 웬만한 날씨에는 그냥 견디고 있다"며 "하루에 50명 정도 이곳을 찾지만 추워지면 발길이 뚝 끊어진다"고 말했다.
한소선(90) 할머니도 "보일러도 자주 고장나고 기름값도 모자라 노인네들이 1천원씩 회비를 내보지만 턱없이 모자라고 회비가 부담스러워 오지 않는 노인들도 적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대구 서구 원대3가동 노인정도 사정은 마찬가지. 6평 남짓한 방안에서 6명의 할머니들이 창문을 꼭 닫은채 심심풀이 화투놀이를 하고 있었지만 방공기는 냉랭하기만 했다.
이종례(79) 할머니는 "11월까지는 어떻게든 보일러 없이 견뎌야 하는데 너무 추워 참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경제가 어려워 후원금은 줄고 기름값은 올라 갈 곳 없는 노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한숨쉬었다.
한편 대구시는 지역내 1천95개 경로당에 지난해 평균 42만5천원씩 지급하던 난방비를 올 겨울부터는 8만원씩 20% 인상할 계획이다. 그러나 보일러용 등유가격은 지난해 11월 583원에서 올 10월 현재 816원으로 40% 정도 올라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대구 각 구청 사회복지과 관계자들은 "대구시와 각 구청에서 12월에서 2월까지 난방비만 지급할 뿐"이라며 " 후원금이나 지역 유지들의 도움이 없으면 올겨울 나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라 말했다. 이호준기자hoper@imaeil.com
사진설명:경로당을 찾는 노인들이 요즘들어 기온이 뚝 떨어지자 이불을 두른 채 추위를 참아내고 있다. 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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