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히트 노런…타선 침묵 기록 못세워
0의 행진이 계속되던 한국시리즈 4차전 9회초 현대 공격.
삼성 선발 배영수는 2사 후 송지만과 불카운트 2-2에서 6구째 132km짜리 체인지업을 힘차게 뿌렸다. 직구를 노리던 송지만은 볼이 직선으로 날아오자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하지만 볼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뚝 떨어졌고 송지만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순간 배영수는 두 손을 불끈쥐고 포효하며 삼성 덕아웃으로 향했고 가슴졸이며 기다리던 동료들로부터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야구장을 가득 메운 1만2천명의 만원 관중들은 노히트노런을 기정 사실화하면서 "배영수"를 연호했고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를 보냈지만 아쉽게도 끝이 아니었다.
삼성 타선은 9회말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배영수는 10회초 다시 마운드에 올라 전준호, 브룸바를 삼진으로, 이숭용을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이제는 알 수 없는 옅은 미소를 띈 채 덕아웃으로 향했다. 관중들은 더 크고 우렁차게 "배영수"를 외쳤다.
25일 한국시리즈 4차전은 경북고 출신의 삼성 프랜차이즈 투수 배영수에게 뿌듯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평생 잊지 못할 경기로 남았다.
배영수는 이날 선발 출장해 10이닝 동안 31타자를 맞아 안타없이 볼넷 1개만을 허용하는 완벽투를 펼쳤지만 0대0이던 연장 11회초부터 마운드를 권오준에게 넘겨 아쉽게도 노히트노런 기록을 인정받지 못했다.
배영수는 최고 150㎞의 직구와 130㎞대의 슬라이더,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적절히 배합해 상대 타자들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10이닝 동안 던진 투구수는 총 116개로 이 가운데 직구는 51개, 슬라이더가 39개, 체인지업이 26개였다.
8회초 2사 후 박진만에게 볼카운트 2-3까지 가는 승부 끝에 던진 134km 슬라이더가 바깥쪽으로 빠져 볼이 선언되기 전까지 배영수는 한국 프로야구에 전무후무한 퍼펙트 경기까지 기대케했다. 하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배영수는 퍼펙트도 공식 노히트노런 기록도 갖지 못했다. 경기 뒤 배영수는 "5회부터 기록을 생각했는 데 아쉽다.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오늘처럼 컨트롤이 잘 된 경우는 없었다"며 "노히트노런 기록이 조금 아깝긴 하지만 점수를 못낸 타자들이 원망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사진설명 : 25일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삼성-현대의 4차전 경기에서 10회초까지 4구 하나만을 내주며 호투한 삼성투수 배영수가 주먹을 쥐며 환호하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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