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랑 연기를 배워가며 완성해가는 과정이다." 알츠하이머를 소재로 한 최루성 정통 멜로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가 25일 오후 CGV용산11에서 첫 시사회를 가졌다. 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연배우 정우성, 손예진은 "처음으로 영화를 봤는데 머리 속이 하얘진 것 같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날 시사회장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연출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 영화를 왜 선택했나.
▲마지막 신 때문이었다. 그 장면 때문에 이 영화를 선택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기존의 정통 멜로 영화들과는 차별화를 이루는 장면이었다. 잡히지 않을 듯한 희망에 기대를 거는 철수의 모습이 가슴에 와 닿았다. 그 순간 철수가 수진에게 던지는 한 마디가 얼마나 소중한가.(정우성, 이하 정)
▲알츠하이머 병이라는 소재가 독특한 느낌이었다. 기억을 추억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가 생각했다. 수진의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손예진, 이하 손)
--멜로 연기를 한 소감이 어떤가.
▲늘 진지한 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내 20대를 돌아보면 가장 아쉬운 점이 청춘멜로 영화를 못 해본 것이다. 철수는 사랑을 간직했을 법한 인물이지만 사랑을 못해본 인물이다. 연기하면서 멜로 연기에 대한 갈증 등을 이입시키며 연기를 했다. 목 마른 사람이 물을 마시면 얼마나 시원하겠는가. 다만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숙제다.(정)
▲나 같은 경우에는 왜 계속 멜로 연기만 하냐고 묻는데, 영화가 끝나는 동시에 '아, 이번에는 진짜 사랑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각오가 새롭게 든다. 멜로 연기는 끊임없이 도전하며 완성해나가는 것 같다.(손)
--일본에 일찌감치 높은 가격으로 팔렸다. 기분이 어떤가.
▲굉장히 기분 좋은 소식이다. 돈을 떠나 현지에서 개봉을 하면 기대치에 맞는 감동을 전해줄 수 있는 영화이길 바랄 뿐이다.(정)
--실제로 연인이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다면?
▲철수가 수진을 찾아 요양원에 간 장면에서 감정을 잡는 데 무척 고생했다. 순간 나 정우성이 생각하는 사랑이 불현듯 내 머리 속에 들어와 철수의 감정을 방해할 것 같았다. '그러면 넌 영화에서와 같은 사랑을 할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그건 모르겠다. 그리 쉽게 대답할 질문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영화처럼 상대방을 그만큼 사랑했다면 아마 끝까지 지켜주려고 노력은 할 것 같다.(정)
▲수진과 똑같이 헤어지자 할 것 같다. 그것이 처음에는 힘들어도 5-6년간 병이 악화해가는 모습을 다 겪고 헤어지면 서로 너무 아플 것 같다. 행복할 때 헤어지는 것이 좋을 것 같다.(손)
--정우성 씨는 청춘의 아이콘이라 불려왔는데 조만간 연출로 돌아설 것이라는 얘기가 계속 있어왔다.
▲연기는 계속 할 것이다. '청춘의 아이콘'은 버리기 아까운 수식어다. 청춘 영화는 계속 만들어져야 하고, 나 역시 불러만 준다면 언제든 출연할 용의가 있다. 20대에 연기하는 청춘은 거칠다. 지금 청춘을 연기하면 좀 더 성숙한 사고를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연출은 서른이 되면 하겠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민망하다. 항상 '내년에는 연출을 해야지'라고 생각해왔는데 올해 역시 '내년에는 해야지'라고 생각은 하고 있다. (정)
--극중 수진이 남성 스킨향에서 추억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그런 냄새가 있나.
▲여름 바람 냄새가 좋다. 문득 창문을 열었을 때 느껴지는 바람 냄새가 대학 때 친구들과 놀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손)
▲여름날 소나기 냄새가 좋다. 또 가을날 포장마차에서 풍겨나오는 튀김 냄새도 좋다. 묘하고 훈훈하다. (정)
--정우성 씨는 TV 드라마에 출연할 생각 없나.
▲난 배우다. 극중 철수가 목수인 양, 영화는 수공예적인 만족도를 준다. 물론 이 점이 대중에게는 즉각적으로 다가가지 않겠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그렇다. 다만 요즘에는 내가 작품에 출연하는 텀이 기니까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속편하게 드라마 한편 찍을까 하는 생각도 하곤 했다.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앞으로 잡혀 있는 영화들이 있다. (연합뉴스)
사진설명 :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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