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낮춘 한나라당

입력 2004-10-23 10:33:33

한나라당이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결정 직후 환호하다 갑자기 철저한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충청권 민심을 우려한 때문이고 여론의 역풍도 걱정되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탄핵 학습효과'가 워낙 컸기 때문이란 분석도 많다.

즉 탄핵소추안 통과후 환호하는 모습이 언론에 비쳐지면서 여론의 거센 역풍을 불러왔다는 뼈아픈 자책 때문이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헌재 결정 이후 언론접촉 때마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국회 통과와 충청도민의 상실감에 대한 사과를 앞세우며 '저공비행' 중이다.

22일 의원총회에서 당초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렇게 생각한다'는 제목의 의원일동 명의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자중자애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제기돼 취소했다.

또 '승부사' 기질이 다분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어떤 극적인 카드를 꺼내들어 자신들을 궁지에 몰아넣을 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도 한나라당이 '샴페인을 터뜨리지 못하는' 이유로 지적된다.

박 대표가 22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정부·여당의 대책은 예측하기 힘들다"고 토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한편 박 대표는 23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수 지원 유세를 시작으로 10.30재보선 지원 유세에 들어가는 등 일상 당무에 복귀했다.

박 대표는 이제 목표를 여권이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개혁입법 저지에 둘 것으로 보인다.

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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