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즈 "'스캔들..', 더 없이 훌륭한 버전"

입력 2004-10-23 08:21:57

지난 주 뉴욕에서 부터 개봉된 이재용 감독의 '스캔들: 조선 남녀 상열지사(Untold Scandal)'은 18세기 조선 땅이 그 배경이 됐을 뿐 프랑스소설 '위험한 정사(Les Liaisons Dangereuses)'의 예기치 않은, 더 없이 훌륭한 버전이라고 22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평가했다.

타임스 영화담당기자 케네스 트란은 이날 캘린더 색션 영화비평에서 '스캔들...'이 옛 이야기를 새로운 틀 안에서 잘 소화한 작품이라며 높은 점수를 줬다.

사랑과 색욕, 질투, 표리부동, 복수....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1782년 소설 '위험한 정사'는 프랑스 감독 로저 바딤에 의해 지난 1959년 잔느 모로가 캐스팅돼 영화로 만들어지고 1999년에는 리즈 위더스푼, 라이언 필립 등이 출연, 로저 컴블의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Cruel Intentions)'으로 영화 팬들과 만났다.

트란 기자는 또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이 밀로스 포먼의 '발몽(Valmont)'에 1년앞서 '위험한 정사(Dangerous Liaisons)'를 내놓아 크리스토퍼 햄튼을 아카데미영화상 각색상을 받게 했다고 전하면서 이재용 감독이 새롭게 해석한 '스캔들...'은 확실히 예상치 못한 버전으로 지금까지 나온 어떤 작품중 어쩌면 최고의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점잖은 체 하면서도 에로틱하고 놀랍도록 감성적이며 절묘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스캔들...'의 차이는 그 배경이 18세기 프랑스가 아니라 조선왕조 말기 한국으로 프랑스혁명 이전과 마찬가지로 공적 도덕성과 사적 음탕함이 두드러졌던 시대라고 덧붙였다.

주인공 조원(배용준 분)과 조씨 부인(이미숙), 당시 금지됐던 천주교 독실한 신자로 9년 간 수절, 열녀문까지 하사받은 정절녀 숙부인(전도연) 등 원작에 없는 스토리를 삽입한 이 영화는 영혼의 방관만큼 육체의 쾌락에도 정통하다고 소개하면서 시나리오작가이기도 한 이재용 감독은 사랑과 조롱받는 연인들의 무시무시한 힘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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