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 잡기에 빠진 가을 동심

입력 2004-10-22 09:24:14

"메뚜기야 메뚜기야 어디 어디 숨었니…."

지난 13일 오전 10시 의성군 구천면 미천리 앞 들녘에서는 '제4회 구천 황토고을 메뚜기 잡기 대회'가 열렸다.

구천 메뚜기 잡기 대회 추진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대회에는 서대구농협 성당지점과 월배농협 주부대학 동창회원, 동아유통· 농심메가마트 이용 주부들과 대구 대곡·월성·진월초교생 등 1천여명이 참가해 추수를 앞둔 풍요로운 농촌의 가을서정을 만끽했다.

대회 시작을 알리는 지키미 농악대의 꽹과리 소리에 맞춰 참가자들이 들녘으로 쏟아지듯 들어가자 넓디넓은 미천황금 들녘은 참가자들의 울긋불긋한 옷색깔과 어우러지면서 이내 한 폭의 수채화로 변했다.

모처럼 농촌 들녘을 찾아온 대구의 초등학생들은 메뚜기와 고추잠자리를 잡으며 즐거워했고, 도시 주부들도 모처럼 동심으로 돌아가 메뚜기 잡기에 열중하며 일상의 피로를 말끔히 털어냈다.

월배농협 주부대학 동창회원인 김순희 (48·대구시 대곡동)씨는 "어린 시절의 농촌을 못 잊어 매년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잡은 메뚜기는 친목을 위해 이웃들과 나눠 먹는다" 며 "내년에도 참가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구 대곡초교 이여량(6년)양은 "방학을 이용해 진주에 있는 할머니댁에 가보기는 했지만 농촌 벼논에서 친구들과 메뚜기를 잡기는 처음"이라며 눈앞에 펼쳐진 농촌 풍경이 즐겁다는 표정을 지었다.

권중홍(49) 메뚜기 잡기 대회 추진위원장은 "도시민들에게 어린 시절의 동심을 되살리고, 구천의 친환경 농산물을 홍보하기 위해 매년 메뚜기잡기 대회를 열고 있다"며 "도시민들의 끝없는 농촌사랑을 거듭 당부한다"고 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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