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 한국시리즈 1차전 패배

입력 2004-10-22 09:24:14

"야구 기본기와 집중력에서 승부가 갈렸다."

삼성라이온즈가 21일 수원야구장에서 열린 현대유니콘스와의 한국시리즈 첫 경기에서 2대6으로 져 통산 3번째 우승 도전에 일말의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역대 21번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17차례나 우승컵을 안았다.

삼성은 이날 어이없는 실책과 결정적인 순간의 보내기 번트 실패로 무너졌다. 5회말 현대 공격. 선두타자 심정수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후속타자 박진만은 초구부터 번트를 댔다. 현대 김재박 감독의 스타일상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작전이었다.

박진만이 댄 번트가 투수 배영수쪽으로 흘러갔고 빠르게 볼을 잡은 배영수는 1루 주자 심정수를 포스 아웃시키기 위해 2루로 송구했다.

하지만 2루 커버 플레이를 하던 유격수 조동찬이 미트질 실수로 볼을 놓치면서 무사 주자 1, 2루를 허용했다. 4회초 브룸바에게 선제 1점 홈런을 맞았지만 배영수의 힘있는 투구로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되던 경기는 조동찬의 실책으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배영수는 조동찬의 뼈아픈 실책을 잊으려는 듯 운동화끈을 다시 조여맸지만 현대로 넘어간 분위기를 되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 후속타자 전근표의 보내기 번트로 이어진 1사 주자 2, 3루에서 김동수, 채종국, 전준호에게 적시타를 맞고 3실점, 0대4로 끌려갔다.

삼성은 홈런포로 반격에 나섰다. 6회초 2사 후 양준혁이 상대 투수 피어리의 144km 직구를 통타, 1점홈런을 터뜨렸고 이어 로페즈도 좌중월 1점홈런을 쏘아 올려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하지만 삼성의 힘은 여기까지였다.

7회초 선두타자 조동찬의 좌전안타와 진갑용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 주자 1, 2루의 찬스를 맞은 삼성은 김재걸의 번트 실패와 박한이의 병살타로 천금같은 추가득점 기회를 날려버렸다.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양준혁의 타격감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됐다. 특유의 '만세타법'을 버리고 방망이를 짧게 잡고 팀플레이에 열중한 양준혁은 3타수 2안타(1홈런)를 기록, 남은 기간 활약을 기대케했다.

삼성은 22일 열리는 2차전에 호지스를 선발로 내세워 반전을 노리고, 현대는 정민태를 선발로 올린다.

이창환기자 l56@imaeil.com

◆한국시리즈 1차전 전적(21일)

삼 성 000 002 000 - 2

현 대 000 130 02X - 6

△승리투수=피어리(1승) △세이브투수=조용준(1S)

△패전투수=배영수(1패)

△홈런=브룸바 1호(4회·현대), 양준혁 1호(6회), 로페즈 1호(6회·이상 삼성)

사진설명 : 삼성 양준혁이 21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현대와의 1차전에서 5회 솔로 홈런을 친 후 3루를 돌고 있다. 현대 투수는 피어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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