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현대-삼성간 한국시리즈 1차전은 '큰 경기일수록 실책이 승부를 가린다'는 야구 속설이 그대로 입증된 한판이었다.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1패 뒤 3연승으로 따돌리고 상승세를 탔던 삼성은 부상으로 빠진 주전 2루수 박종호의 공백을 실감하며 결정적인 수비 실책에 발목이 잡혀 개막전 승리를 현대에 2-6으로 내줬다.
반면 올 시즌 8개 구단 중 최소 실책(78개)을 기록하는 탄탄한 내야진을 구축한 현대는 안정감있는 수비로 2년 연속 우승을 향해 가벼운 첫 걸음을 내디뎠다.
삼성의 베테랑 2루수 박종호가 빠져 내야 공백이 생긴 삼성의 수비 불안이 노출된 것은 0-1로 끌려가던 5회초 무사 1루 상황.
타석에 들어선 현대 타자 박진만은 김재박 감독의 지시에 따라 살짝 번트를 댔고 타구는 상대 선발 배영수 앞으로 굴러갔고 배영수가 2루로 뛰던 심정수를 잡으려고 2루에 송구한 공이 유격수 조동찬의 실수로 글러브를 맞고 떨어졌다.
삼성은 1사 1루를 만들 수 있었지만 조동찬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무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했고 이는 결국 패배를 부르는 3실점의 단초가 됐다.
기세가 오른 현대는 전근표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든 뒤 김동수와 채종국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뽑고 계속된 공격에서 전준호의 좌전안타로 1점을 추가, 4-0으로 승기를 잡았다.
삼성은 지난 17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 때 왼쪽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빠져 백업요원 김재걸이 빈 자리를 채우면서 경험이 부족한 '키스톤 콤비' 조동찬까지 덩달아 흔들리는 악순환에 희생물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이와 달리 현대는 핫코너를 굳건히 지키던 붙박이 3루수 정성훈이 병역비리 때문에 빠졌지만 내야 사령관 박진만 지휘 속에 안정감있는 수비력을 과시했다.
유격수 박진만은 3회 박한이의 안타성 타구를 달려가 낚아챈 뒤 맨손으로 1루에 송구해 아웃시키는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선보였고 정성훈 대신 3루수로 나선 브룸바역시 안정감있는 포구에 이은 빨랫줄같은 송구 솜씨를 보여줬다.
삼성은 특히 6회 양준혁과 멘디 로페즈가 솔로홈런 한방씩을 터뜨리며 2-4로 추격했으나 7회 무사 1, 2루에서 김재걸이 스리번트에 실패, 결정적인 찬스를 날린 뒤 설상가상으로 박한이의 병살타까지 겹쳐 수비 실책 1개가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타격이 강한 팀은 자주 이기지만 수비가 강한 팀은 항상 이긴다'는 야구 격언을 되새긴 삼성은 수비 불안 극복이 2년 만의 정상 복귀의 과제로 남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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