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슬의 힘 治安활력"...강승진·이민경 부부

입력 2004-10-21 12:07:18

"집회 현장에서 몸은 떨어져 있지만 눈빛만 봐도 통하죠." 대구 북부경찰서 정보과 강승진(31) 경장과 북부서 고성지구대 이민경(30·여) 경사.

같은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금실 좋기로 소문난 부부 경찰관이다.

이 경사의 아버지 이종민(53·경사)씨도 대구 중부서 삼덕지구대의 경찰관. 이 때문에 이들은 눈빛만으로도 서로 통한다.

이들 부부의 인연은 중앙경찰학교 교육생이던 1998년부터. 강 경장이 두 달 후배인 이 경사를 보고 한눈에 반해 따라다니기 시작하면서 사랑이 싹텄다.

강 경장은 "처음에는 아내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더니 결국 전화번호를 알려줬다"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알려줬겠느냐"며 웃는다.

이들은 경찰관 부부답게 데이트 방법도 남달랐다.

집회 현장에서 만나 남몰래 서로 눈빛으로 사랑을 나눈 것. 강 경장이 정보과, 이 경사가 외사계에서 근무해 자주 집회현장에 나갔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버지도 직업을 떠나 서로 좋아하는 만큼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같은 경찰관을 사위로 맞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 경사는 "우리 둘뿐 아니라 아버지까지 경찰관이어서 세 명이 모이면 아주 잘 통한다"며 "근무 때 겪은 어려움, 인사 고민 등도 서로 나눌 수 있어 더욱 좋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만큼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강 경장은 "아내가 경찰 생활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 일을 핑계로 다른 일(?)을 할 생각은 엄두조차 못낸다"며 "수당도 환하게 꿰고 있으니 딴 주머니를 차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강 경장 자신이 경찰의 힘든 근무여건을 잘 아는 만큼 아내가 안쓰럽게 보일 때도 적지않다. 특히 "한겨울 새벽 음주단속 때문에 밖에 나가 있는 것을 보면 더욱 마음이 아프다"는 것.

이들 부부는 아내 이 경사가 지난해 먼저 승진한 탓에 현재 계급상으로는 남편이 부하다. 강 경장은 "아내가 승진한 뒤에 집에 들어올 때면 경례를 하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다"며 "그러나 먼저 승진한 아내가 밉지만은 않다"고 웃었다.

지난 2일엔 이들에게 경사가 생겼다.

딸 다은이가 태어난 것. "경찰의 날이 있는 달에 딸까지 태어나 10월은 참 좋은 달이 될 것 같다"는 이 경사는 "다은이가 커서 경찰관이 되겠다고 하면 기꺼이 밀어줄 계획"이라고 웃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사진설명 : 대구 북부경찰서에 '부부 경찰관'이 함께 근무하고 있어 경찰의 날을 맞아 화제가 되고 있다. 강승진 경장과 이민경 경사 부부가 한 울타리 안에서 근무하며 동료로서 경찰의 어려움을 서로 이해·격려해주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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