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요금 인상 첫날…시민 '당황''불만'

입력 2004-10-21 11:18:25

"요금만 자꾸 올리니…"

대구 시내버스의 요금이 인상된 21일 출근길의 시민들은 대부분이 요금 인상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또 인상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승강장이나 버스에 비치되지 않아 요금 인상을 미처 몰랐던 승객들이 당황해했으며, 일부 승객은 앞으로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하겠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승객들의 불만은 서비스 개선 없이 요금을 지나치게 인상했다는 것.

이날 오전 8시 대구 남부경찰서 앞 승강장에서 만난 이춘호(60·남구 봉덕동)씨는 "버스요금이 200원이나 오르다니 너무 한 것 아니냐"며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가뜩이나 어려운데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나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동구청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우회숙(35·여)씨는 "내가 타는 버스는 배차 간격이 20여분이지만 40~50분이나 기다릴 때가 많을 정도로 서비스가 엉망인데 요금만 크게 올렸다"고 했으며 김지숙(28·여)씨는 "과속이나 끼어들기로 사고를 서너번 경험했으나 서비스는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요금 인상을 몰랐던 일부 시민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섬유회관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김명순(59·여·서구 비산동)씨는 "요금을 올리면 적어도 승강장에 인상 안내문을 붙여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고, 북구 칠성동 홈플러스 승강장에서 내린 박은철(34·북구 노원동)씨는 "요금 인상 문제로 운전기사와 말싸움을 하려다 출근길이라 참았다"며 불쾌해했다.

버스 요금 인상에 불만을 가진 일부 승객은 앞으로는 지하철이나 택시를 이용하겠다고 했다.

대구역에서 내린 박은영(26·여)씨는 "서민의 발이라면서도 요금을 너무 자주, 그리고 많이 올린다"며 "지하철 1호선밖에 없어 버스를 이용하지만 앞으로 2호선이 개통되면 반드시 지하철을 타겠다"고 말했다.

또 신명고교 앞에서 만난 김모(17)양 등 여고생 3명은 "오늘부터 친구 3명과 함께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며 "인상된 버스 요금을 내기보다 3명이 택시를 타는 게 요금 부담이 적다"고 했다.

한편 대구참여연대, 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전 9시 중구 계성고교 앞 승강장에서 버스요금인상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참여연대 강금수 시민감시팀장은 "20일부터 주민감사청구를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갔으며, 손해배상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며 "부당한 요금인상 반대 및 저지를 위해 기존요금 내기 캠페인 등 불복종 운동을 계속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 문현구기자

사진:대구시내버스 요금이 인상된 21일 오전 대구 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버스를 타고 요금인상 불복종 캠페인을 벌이고있다.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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