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길의 베트남 여행기-'냐짱' 해변

입력 2004-10-20 12:49:38

베트남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도시가 바로 해변도시 '냐짱'(Nha Trang)이다.

냐짱에 가기 위해 짐을 챙겼다.

이번 여행은 밤에 떠나고 싶었기에 오후 8시로 예약했는데도 버스 안에는 여행자들로 가득했다.

1년 내내 여름날씨라 그런지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로 언제나 붐볐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베트남 해방기념일 하루 전이었다.

어디를 가나 인산인해였다.

특히 휴양지로 인기 높은 냐짱은 8세기경 참파왕국의 수도로 아시아 해상교통의 요지였다.

프랑스 식민지시절 지식인들의 휴양지로서도 유명했다고 한다.

밤차를 타고 달리는 베트남 시골길은 또 다른 기분이었다.

호치민에서 거의 10시간을 달려 냐짱 중심가에 도착해보니 이미 오전 6시였다.

사전에 약속된 냐짱 제2사범대학 직원이 먼저 나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어렵게 숙소 예약과 함께 명소 안내까지 하루를 온전히 나를 위해 비워두었다.

뽀나갈 탑, 담시장, 냐짱성당 등 냐짱 중심가에서 가볼만한 관광 명소가 많았다.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시장통을 돌아다니다 배가 고파 도로변 눈에 잘 띄는 레스토랑에 무작정 들어갔다.

'코코넛 레스토랑'이라는 간판을 단 이 식당은 각종 베트남 요리와 서양식 요리를 주로 파는 곳이었다.

베트남 글자를 몰라서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데 서빙하는 아이가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메뉴판에는 베트남어 바로 밑에 영어로 다시 빼곡히 음식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만큼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는 의미였다.

냐짱의 아침은 이른 새벽 해변가에서 먼저 시작됐다.

카이강 하구에는 이른 새벽부터 파랑, 빨강 깃발을 나부끼며 수 백 척의 어선들이 항구를 가득 메우고 있다.

냐짱 해변의 일출은 장관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해변가로 나왔다.

체조를 하거나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아침 해수욕하는 사람,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사람, 어떤 자세로든 바다를 바라보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활기차 보였다.

현지인들은 체조가 끝나고 대부분 길거리에서 '퍼'라고 부르는 베트남 국수를 사먹었다.

필자도 호치민시에서 먹어본 적이 있지만 우리 국수와는 좀 다르게 요리되는 국수였다.

우리의 경우 아침부터 국수를 잘먹지 않지만 '퍼'는 아침에 먹어도 속이 너무 편했다.

베트남 식사문화는 우리와는 다른 점이 많았다.

더운 나라이다 보니 아침부터 외식을 하는 것도 우리와는 다르다.

이렇듯 이국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다보니 이국의 문화와 사람살이가 재미있기도 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발견할 때마다 늘 가슴은 풍요로웠다.

전 계명대 교수·사진작가사진: 이른 새벽부터 카이강 하구를 가득 메운 어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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