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대 쇼핑몰 매출이 전체 85%
대구 수성구 만촌동 주부 이은영씨(34)는 최근 인터넷으로 장을 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신선도나 상품의 질에 대해 우려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물건을 받아보니 별 차이가 없었고 직접 장을 보러 가는 수고도 덜 수 있었다.
백화점 상품도 몇 달 전부터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매하고 있다.
여유있을 때 백화점에서 색상이나 치수 등을 살펴서 골라놓은 후 필요할 때 상품을 주문하기만 하면 된다.
주변에서는 '배송비라도 아껴야 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이씨의 생각은 다르다.
기름값을 아끼는 것은 물론 충동구매를 자제할 수 있고 직접 쇼핑하는 데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배송비는 아깝지 않다는 것.
최근 이씨와 같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장을 보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종합 인터넷 쇼핑몰이 주도하던 전자상거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 업종을 불문한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
홈플러스(www.homeplus.co.kr) 성서점과 칠곡점은 지난달 15일부터 인터넷 주문배달 서비스를 실시, 매일 35~40건의 주문을 받고 있다.
현재 수용가능한 주문물량이 일 50건인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홈플러스 인터넷쇼핑몰 운영담당 차석원 주임은 "주고객은 20~30대 미취학 아동을 둔 주부나 맞벌이 주부가 대부분"이라며 "앞으로 전국 배송을 목표로 연 5천억원 이상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일부터 이마트(www.emart.co.kr)도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본격 착수해, 대형소매점들의 온라인 시장 싸움에 불이 붙을 예정이다.
이마트는 1일부터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1만개 상품을 갖춘 인터넷 쇼핑몰을 선보인 후 12월 1일부터는 전국 매장에서 직접 배송시스템을 갖춰 전국 각지에서 배달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들 대형소매점뿐만 아니라 백화점, 슈퍼마켓, 재래시장도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하고 있다.
대구백화점(www.debeceshop.co.kr)과 동아백화점(www.dong100.com)은 각각 1999년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 중이며 이젠 재래시장들도 인터넷 쇼핑몰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남대문 시장(www.enamdaemun.com)과 우림시장(www.urimsijang.com) 등은 이미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갖춰 쇼핑몰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또 LG유통은 인터넷 슈퍼마켓 간판을 내건 오프라인 슈퍼마켓이 전국 70개 점포 중 60곳이다.
내년까지 전국의 모든 점포 이름을 붙인 인터넷 슈퍼마켓을 운영해 전국의 모든 소비자가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3월부터 인터넷 배달 서비스를 실시한 LG슈퍼(www.lgesuper.com) 대구 구암점 이원로 점장은 "현재 하루 주문량은 3건 정도이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 전자상거래 시장확대와 의미
인터넷 쇼핑몰시장은 단기간에 엄청난 속도로 성장을 계속해 왔다.
2004년 현재 인터넷쇼핑몰 수는 3천474개에 이르며 한달 거래액은 6천483억원 규모이다.
2003년 국내 인터넷쇼핑 시장 규모는 7조원에 이르며 전문가들은 2010년엔 약 19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평균 성장률은 전체 소매유통업보다 높은 15.2%를 기록하고 있어 전체 소매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5%에서 2010년 8%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상거래'라는 신업태가 눈부신 속도로 성장하면서 기존 업태들은 무섭게 성장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양날의 칼'로 보고 있다.
발빠르게 인터넷 쇼핑몰 시장을 선점하면 날개를 달게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인터넷 쇼핑몰에 시장을 잠식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시장 선점효과가 타 업태보다 훨씬 큰 만큼 기존 업태들도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몰 시장도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나타나면서 대기업을 제외한 영세업체들은 앞으로 덩치가 커질 인터넷 쇼핑몰 시장에서도 소외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동구시장 이균옥 번영회장은 "대형 소매점 때문에 재래시장이 많은 타격을 입었지만 앞으로 보이지 않는 시장인 인터넷 쇼핑몰이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중서부슈퍼조합 손두재 이사장은 "인터넷 장보기를 시도해봤지만 인터넷 쇼핑몰 구축에 드는 비용을 개별 슈퍼마켓에서 감당하기 힘들어 흐지부지됐다"고 털어놨다.
양질의 상품뿐만 아니라 인지도 높은 대기업이 인터넷 쇼핑몰을 주도할 경우 영세업체는 이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것.
이러한 인터넷 시장에 대한 이런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대해 계명대 경영정보학과 김영문 교수는 "우리나라 전체 3만개 쇼핑몰 가운데 상위 5대 쇼핑몰 매출이 전체 85%를 차지할 만큼 심각하다"면서 "대기업이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사이버공간까지 싹쓸이하고 있는 현상은 인터넷 쇼핑몰 시장의 큰 문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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