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한국 테러위협 성명..의문·우려 동시 증폭

입력 2004-10-20 09:35:23

한국을 단독으로 지목한 두번째 테러위협이19일 이슬람 웹사이트에 실려 진위에 대한 의문과 우려가 동시에 증폭되고 있다.

AP통신에 보도된 성명은 "미국에 무릎을 꿇은 한국 정부에 보내는 두번째 경고"라며 철수시한이 "7일밖에 안 남았다"고 밝히고 있다.

성명은 한국이 7일 안에 이라크에서 병력을 철수하지 않으면 "서울을 불질러 부숴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아랍어로 발표된 성명은 지난 10일 알 카에다 동남아 조직망을 자처하는 '하무드 알마스리'의 경고와는 다른 주소에 실렸다.

그러나 지난 10일 '몬타다'라는 사이트에 실린 '하무드 알마스리' 명의의 경고와 내용이 일맥상통하고 있어 동일 단체의 성명일 가능성이 크다.

'하무드 알마스리'라는 단체는 당시 한국이 이라크 추가 파병군을 '14일 이내' 에 철수하지 않으면 한국군과 한국 내 시설물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새로운 테러 위협과 하무드 알마스리 명의로 발표된 위협의 시한이 이틀 차이가 나지만 '두번째 경고'임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보아 동일 단체일 것으로 추정된다.

새로운 테러 위협은 한국민들에게도 정부에 대해 이라크에서 철군하도록 압력을 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2개의 성명 모두 진위 여부가 분명치 않으며 성명을 발표한 주체가 실존단체인지도 불확실하다.

카이로의 한 외교 소식통은 이와 관련, "절대 장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AP 통신에 보도된 성명 외에도 유사한 테러 위협이 몇건 더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최근 국내에 이미 들어와 있던 용의자들을 강제 출국시켰으며 새로 입국하려는 외국인들에 대해서도 신원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소식통은 다음달 초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파병국 등 미국의 우방에 대한 테러위협이 집중되고 있다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국내외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동향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로의 한 보안소식통은 테러 단체들이 동일한 이름으로 큰 단체를 만들 경우, 쉽게 표적이 되기 때문에 이름을 바꿔가면서 추적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러 단체들은 다양한 웹사이트를 이용하면서 이름도 수시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하무드 알마스리의 아랍어 성명이 문법이 틀리고 문장도 완벽하지 않다며 '장난기'가 섞여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설사 장난성 위협이라고 하더라도 경계를 소홀히 할 수 없다며 한국이 잇따라 국제테러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불길한 징후라고 지적했다.

한국이 국제 테러대상으로 처음 지목된 것은 지난 1일 알 자지라 방송에 보도된 알 카에다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의 성명에서다.

당시 성명은 무슬림 젊은이들에게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과 이익시설을 공격하라고 촉구했으며 한국을 두번이나 지칭했다.

추가파병 후 한국에 대한 테러위협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집트 내 한국 교민들도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재이집트 한인회(회장 고상원)는 다음달초 개최하기로 했던 연례 교민 체육대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주이집트 한국 대사관은 최근 교민들에게 신변안전 대책을 주지시키고 주의를 당부하는 e메일을 발송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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