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떠나고 있네 이승의 마지막 잔치 끝내고
우수수 찬비 휘날리는 하늘 가로질러
하나의 풍경에서 다른 풍경에로
어깨 부딪치며
자욱하게 떠나고 있네
꿈인지 생신지 어둑한 저녁 뜰이나
신 새벽 된서리 내리는
겨울 초입에 가서
다른 그들과 겹쳐 떨기 위해 그들
약속이라도 한 듯 떠나고 있네
이유경 '낙엽에게'
'그들'은 낙엽의 비유이고, 다시 낙엽은 인간의 실존, 혹은 외로운 영혼의 비유이다. 잔치의 날들은 아름다웠다. 연두 빛 봄날 향기로웠고 초록의 기상 흰 구름을 찔렀다. 애석하게도 잔치 마당에서 겨울 초입까지는 그러나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니다. 약속이라도 한 듯 우리 언젠가 하늘 가로질러 떠나가야 하나니 외로운 영혼이여, 그대 지금 이승의 끝 날을 살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아마도 혼신의 힘으로 온몸을 불태우리라. 지금 한창인 팔공산 단풍, 마지막 잔치가 그와 같다. 부조 돈 걱정 말고 그들 떠나기 전에 찾아가 보시라. 강현국(시인.대구교대 교수)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이준석 이어 전광훈까지…쪼개지는 보수 "일대일 구도 만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