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 돌아가는 모양새가 꼭 복마전 같다. 국보법 논쟁, 과거사 규명 갈등, 성매매방지법의 일파만파에다 고교등급제, 대입제도 논쟁, 신문시장 점유율 제한 위헌 논란...
게다가 세계경제포럼(WEF)의 2004년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29위로 지난해 보다 11단계나 추락했다. 속도로는 가히 낙하할 때의 번지점프 수준이다. 꼬박꼬박 붓고 있는 국민연금은 왠지 불안하고, 북한 장사정포 정도는 6~11분 내로 격파할 수 있다는 국방장관의 말에도 사람들은 시큰둥하다. 폐업점포들이 속출하고, 생활고 자살자는 그치지 않아 IMF 환란때보다 더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해외여행객은 급증하고 국외로 빠져나가는 돈도 엄청나다 하니 뭐가뭔지 헛갈리기만 한다.
의학용어 중에 '소재식(所在識)'이라는 것이 있다 한다. 환자의 의식수준이 점점 낮아지고 있을 때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기 위해 이 검사를 한다는데 3가지 정도 묻는 모양이다. '여기가 어디인가?'(공간), '당신은 누구인가?'(자기 위치), '지금은 언제인가?'(시간의 위치).
좀 엉뚱하지만 이런 상상을 해본다. 어느날 하늘님이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애네들이 지금 제정신인가 어떤가"하면서 소재식 검사를 하다면 어떻게될까. 아마도 우리 중 상당수는 이 3가지 질문에 거의 치매수준으로 답하지 않을려나.
뭣하나 신명나는 것 없이 가슴답답하고 우울한 소식들만 가득한 요즘, 사람들의 얼굴표정은 데드마스크처럼 굳어있다.
오죽했으면 억지로라도 웃어보자는 행사가 열렸을까. 지난 주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스마일 코리아, 스마일 대구'.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해진다"며 수백명의 시민들이 환한 햇살처럼 웃어보였다.
일본의 '심(心)과 유전자연구회'라는 국제과학진흥재단이 당뇨병 환자에게 만담을 보여줘 웃게하는 실험을 한 결과 식후 혈당치가 크게 낮아짐을 확인했다고 한다. 웃음이 명약임을 입증한 셈이다.
산마다 들마다 고운 가을빛으로 물드는 이때 우리들 얼굴만 칙칙한 흙빛이어서야 되겠나. 억지로라도 웃어봐야겠다. 웃음이라는 '묘약'이 우리 얼굴과 마음까지 환하게 바꿔주기를 ...
전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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